[기획] 20년 묵은 종부세 논란… '현재진행형'
재산세와 이중과세 비판 겪으며 정쟁도구로 점철
2025-07-18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종부세와 재산세간 이중과세 논란이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헌재가 두 차례나 종부세 ‘합헌’ 판결을 내린 적이 있음에도 정치논리에 의해 폐지와 유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종합부동산세란 부동산 보유 정도에 따라 조세 부담 비율을 달리해 납세 형평성을 높이도록 한 국세다. 부동산 투기수요를 억제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2005년부터 시행됐으나, 그동안 재계 투자 촉진을 위해 폐지해야 할 규제법안의 대표사례 및 여야 공방 도구로 쓰이면서 수차례 개정을 거쳤다. 현행법에 따르면 과세기준일(매년 6월 1일) 현재 국내에 소재한 재산세 과세대상인 주택 및 토지를 유형별로 구분해 인별 합산한다. 공시가격 합계액이 유형별 공제금액을 초과하면 초과분에 세금이 매겨진다. 아파트를 포함한 주택(주택부속토지 포함) 공제금액은 9억원(1세대 1주택자 12억원)이다. 종합합산토지(나대지와 잡종지 등)는 5억원이며 별도합산토지(상가와 사무실 부속토지 등)는 80억원을 초과할 때 종부세 과세대상이다. 재산세는 소유한 자산에 대해 지방 정부에 내는 세금이다. 자동차나 요트, 예금 등 재산을 비롯해 부동산도 포함된다. 국세인 종부세는 중앙정부를 통해 걷은 후 부동산 교부세라는 이름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 전달되나 재산세는 징수된 해당 지역에서만 쓰이는 지방세로 분류된다. 부동산 보유에 대한 세금을 매긴다는 점에서 국세인 종부세와 지방세인 재산세는 같은 특징을 지닌다. 종부세가 조세부과 형평성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도모하고 부동산 투자수요를 억제해 건전한 국민경제를 실현한다 하더라도 이중과세 논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이유다. 예를 들어 기업이 공장을 매입해 운영하면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동시에 내야 한다. 기업으로선 같은 이유로 세금을 두 번 내야 해 부담 되고 세법도 복잡해진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종부세법은 총 두 번 헌법재판소 위헌심판대에 올랐다. 지난 2008년 헌재는 ‘종부세 취지는 합헌’이라며 세대별 합산 규정에 대해서만 부분적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가구별 합산과세 방식은 개인별 합산과세로 변경됐다. 지난 5월 30일에도 ‘종부세법은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원칙을 위배하지 않는다’라며 다시금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러한 헌재 결정에도 정치권이 종부세 폐기나 재산세와의 통합 및 현행 유지를 정치적인 무기로 쓰고 학자마다 의견도 달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오문성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은 “헌법재판소의 합헌 여부와 관계 없이 정부와 야당은 종부세 개편을 추진하는 중”이라며 “이중과세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개편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비효율적인 조세 운영은 경제주체의 의사결정을 왜곡해 그 부작용이 적지 않다”며 “조세제도는 경제 도약을 뒷받침하는 체계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