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당장은 규제 완화보다는 공급 확대가 시급”

1∼5월 인허가 물량 12만6000가구, 작년非 24.1%↓ 신규 물량 감소 예상에 매매가·청약 경쟁률 고공행진 전문가 “서울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위한 대책 필요”

2025-07-18     김수현 기자
서울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최근 정부와 정치권이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 중인 만큼 안정적인 공급 확대가 우선이라고 조언한다.

18일 부동산R114와 삼성증권이 발간한 '주택시장 전망 2014년 데자뷔'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은 올해 36만가구를 기록할 전망이다. 또 오는 2025년에는 올해보다 33.3%가 줄어든 24만가구가 입주하고, 2026년 입주물량은 58.3% 급감한 15만가구가 될 것이라 예상된다. 이는 지난 2013년 19만9633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입주 물량이 예전에 비해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연평균 3만가구의 입주량을 유지했던 서울은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1만2000가구 규모의 ‘올림픽파크포레온’의 입주가 끝나면 공급 물량이 연간 1만가구수준으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같은 기간 경기·인천 지역의 입주량은 2025년 9만가구에서 2026년 6만가구까지 감소해, 이전 연평균 입주량 15만가구의 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입주 물량의 선행 지표인 인허가 숫자도 정부의 계획만큼 채워지지 않아 향후 신축 공급이 크게 줄 것이 예상된다. 지난해 주택 인허가는 42만9000가구로 정부가 세운 연간 목표치인 54만가구에 80%를 채우지 못했다. 올해 1∼5월 인허가 물량은 12만5974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4.1% 줄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급 물량 54만가구를 계획했고 이 중 수도권 공급량은 30만가구로 잡았다. 해당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전국적으로 약 41만가구 이상의 인허가가 이뤄져야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최근 시장 상황은 신축 공급 축소에 따른 수요자들의 불안 심리가 서울과 수도권 집값 상승을 불러오는 모양새다.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억227만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억9072만원보다 1154만원 상승했다. 송파·강남·서초 등의 지역이 상승세를 주도했다는 평가다. 매매가와 함께 서울 청약 경쟁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올 상반기 서울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은 105.8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9대 1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광풍을 식히기 위해서는 종부세 등 부동산 규제 완화 등의 추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나, 안정적인 주택공급 신호를 보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은 “서울의 경우 수요자들이 원하는 곳에 공급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결국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말고는 답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어 “재건축을 막고 있는 대표적인 규제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폐지 혹은 완화를 추진해야 하지만,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규제 완화 발언만 하고 그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정부와 지자체가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사업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중재에 나서 속도를 높이고, 서울 내 유휴부지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최근 공사비 혹은 조합 내부의 갈등, 시공사 간의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현장이 많다. 이런 문제들은 민간에서 스스로 풀기에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각 구청 및 서울시 등 공신력 있는 기관들에서 갈등을 조율하고 문제를 좀 해소할 수 있는 부서·전담팀을 전략적으로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 팀장은 이어 “태릉선수촌 및 육군사관학교 이전 등과 같은 유휴부지 개발 관련 사업이 오래 전부터 추진됐지만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로, 이런 사업들을 빨리 재검토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 말했다. 최근 추진력이 떨어진 듯 보이는 3기 신도시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존재한다. 서진형 광운대 교수는 “LH가 예산 집행의 속도도 좀 높여야 될 것 같다. 사실 LH가 여러 가지로 이슈로 인해 신뢰를 잃었지만 나름대로 공공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LH의 투명성을 강조하고 제도적 장치를 갖춰 3기 신도시가 추진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에서 힘을 실어줄 필요는 있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2029년까지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시세보다 크게 저렴한 23만6000호를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주택가격 상승이 투기적 수요로 이어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며 "국토교통부 중심으로 합동 현장점검반을 가동해 시장교란행위를 단속하고 불법행위를 엄단하며 탈루세액을 추징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