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미 테리 관련 국정원 활동에…"文 정권 때 일어난 일"
관련 감찰·문책 가능성 시사 "다 문 정권에서 일어난 일" 박지원 "국정원 갈라치기"
2024-07-18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대통령실이 미국 검찰이 한국계 수미 테리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기소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국가정보원의 활동에 대해 "문재인 정권 때 일어난 일"이라며 관련자에 대한 감찰 문책 가능성을 시사했다.
대통령 고위 관계자는 1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정원 요원들 노출 등 문제에 대해 정부 차원서 감찰이나 문책이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문책이나 감찰을) 한 번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감찰이나 문책을 하면 아무래도 문재인 정권을 감찰하거나 문책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정원 요원이) 사진에 찍히고 한 게 다 문재인 정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당시 문재인 정부가 정권을 잡고 국정원에서 전문적인 외부 활동을 할 수 있는 요원들을 다 쳐내고, 아마추어 같은 사람들로 채우니까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 검찰은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 CFR 선임연구원을 미국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위해 일한 혐의로 기소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이 문재인 정부 국정원 탓으로 콕 집어 이번 사건의 원인을 돌리는 것을 두고 무리한 전 정권 때리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테리 연구원은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부만이 아니라 이전 박근혜 정부와 현 윤석열 정부 기간과도 활동 시기가 겹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장을 지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미 연방검사의 말처럼 '미국 공공정책 담당자들에게 법을 준수하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미국 내 문제"라며 "미 검찰의 기소 내용에 대해 우리가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통령실이 나서서 '문재인 국정원 감찰 문책' 운운하면서 문제를 키우는 것은 국익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하지하책"이라며 "문재인의 국정원, 윤석열의 국정원이 따로 있을 수 없다. 국정원을 갈라치기 해 정보 역량을 훼손하면 안 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다만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는 박근혜 정부 때인 10년 전 이미 FBI가 수미 테리에게 경고한 활동을 왜 이 시점에서 미 검찰이 기소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 정보당국과 정부는 사전에 이번 기소를 인지 및 대응한 것인지 면밀하게 분석 및 점검 대응해야 한다"며 "미국은 자국의 보안을 이렇게 철저하게 지키는데 우리는 대통령실을 도청당하고도 동맹이니까 문제가 없다고 퉁치고 넘어갔던 것도 이번 일을 계기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