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행에 제동 건 우원식 국회의장…여야, 갈등 봉합 가능성은
우원식, '방송 4법' 재검토·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중단 촉구 여야, 상반된 반응…민주, 우선 법안 처리 예고에 불씨 여전
2025-07-18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방송 4법'을 둘러싼 여야 간 대립이 계속되자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청하는 등 여야 간 대립에 제동을 걸었다. 여당은 난색을 보인 반면 야당은 일단 수용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여당이 공영방송 이사 선임 중단과 관련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데다, 야당은 다음주 국회 본회의에서 최우선 법안 처리에 나선다는 방침이어서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우 의장이 제안한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장이 제안한 협의체가 구성된다면, 정부·여당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진행되는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범국민협의체 구성에 들어가면 저희도 당연히 들어간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앞서 우 의장은 지난 17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 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야당을 향해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법안에 대해 여당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여당을 향해서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 일정을 중단해 줄 것을 요구했다. 여야는 그간 방송4법을 둘러싸고 극한 대치를 보인 바 있다. 민주당은 방송4법에 대해 7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법안 처리 저지를 위한 무제한 토론)에 이어 권한쟁의심판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예고하며 맞섰다. 야당이 수용 입장을 밝힌 것과 달리 여당은 미온적인 반응이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취재진에게 "우 의장의 중재안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우 의장이) 여러 제안을 줬는데, 그중 하나로 이사 선임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말을 하지 않았나.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관한 것은 대통령의 인사권에 해당하는 문제"라며 난색을 보였다. 여당은 일단 추경호 원내대표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등 당내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입장이다. 우 의장 제안에 양측이 결과적으로 수용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갈등의 불씨는 남아있다. 민주당이 방송 4법에 대한 법안 처리는 미루겠다는 입장이지만, 또 다른 쟁점 법안인 '민생 위기 극복 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 등 최우선 법안을 7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여야 간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노 원내대변인은 "의장이 24일을 시한으로 제시했으니 어제로부터 일주일인 24일까지 저희는 다른 요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정부 쪽 입장과 무관하게 25일 본회의는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