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지역 미분양, 앞으로도 지속 전망
전국 미분양 80%가 지역에 몰려 고금리 서울 똘똘한 한 채 집중 지속
2025-07-21 최한결 기자
매일일보 = 최한결 기자 | 올해 들어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과 거래량이 들썩이고 있는 반면 그외 지역은 미분양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전국 미분양 물량의 80%가 비수도권 중심 지역에 집중된 가운데 오는 2025년까지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21일 국토교통부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전월 대비 0.2%(132호) 늘었다. 소위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규모는 1만3230가구로 전월보다 2.0%(262호) 증가했다. 수도권은 미분양 물량이 1만4761가구인 반면 비수도권 지역은 5만7368가구에 달한다. 전체 미분양 물량 가운데 지역 미분양 물량이 79.5% 비중을 차지한다. 윤수민 NH부동산 전문위원은 "수도권과 수요에서 차이가 나는 데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며 "서울은 수요가 풍부함에도 공급이 부족하니 미분양이 없고 지역은 그에 비해 공급을 많이하니 미분양 해소가 안 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지역 미분양이 지속되면서 자연히 지역 소재 건설사들 부도도 가속화되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까지 부도가 난 건설업체는 총 20곳(종합 7곳·전문 13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부도업체 수가 9곳(종합 5곳·전문 4곳)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수치이자, 지난해 연간 부도업체 수(21곳)와 비슷하다. 부도업체 수를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5곳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광주·경북·경남에서 각 2곳, 서울·대구·울산·강원·전북·전남·제주에서 각각 1곳의 건설사가 부도 처리됐다. 지역 건설사 부도로 입주가 지연돼 피해를 보고 있는 입주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1159채 규모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남양휴튼’은 입주 예정 시기가 올해 2월에서 5월로 연기됐다가 8월로 재차 미뤄졌다. 공정이 92%인 상태에서 주 시공사인 남양건설이 지난달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현장이 멈춰섰다. 입주 예정자들은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신세다. 박합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고금리 지속과 공사비 상승 등으로 건설 사업장이 멈춘 가운데 부동산PF 사업 문제가 겹치면서 건설업계 자금 경색이 일어난 결과"라며 "올해는 버티기 어려운 한계 상황에 몰린 기업이 많기 때문에 부실업체는 더 증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전망도 어둡다. 주택산업연구원의 7월 아파트분양전망지수에 따르면 미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과 같은 110.3으로 기준치(100.0)을 웃돌았다. 기준치를 넘으면 미분양이 증가할 것이라 보는 업체들이 많다는 의미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미분양 물량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며 "집을 사게 되더라도 '똘똘한 한 채'를 외치면서 서울로 가지 지역에 있는 집 한 채를 사게 되면 조세문제도 꼬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정부에서도 미분양 문제를 풀기 위해 10년 만에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 재도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실효성은 의문점이 남는다. 김효선 NH농협부동산전문위원은 "CR리츠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저금리 때 사업성 분석을 했던 것이 중금리 이상으로 가다 보면 사업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실적으로 금리가 낮아지지 않으면 큰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