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압수 휴대전화 비밀번호, 알려주고 싶지만 기억 안 나"
국회 '尹 탄핵 청원 청문회' 출석해 진술 박균택 민주당 의원 "아주 특이한 분" '증인 선서', 오전에 거부했다 오후 번복
2024-07-19 문장원 기자
매일일보 = 문장원 기자 | '채상병 순직 사건' 외압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압수된 자신의 휴대전화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싶지만 기억이 안 난다"고 밝혔다.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 출석한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공수처에 휴대전화를 압수수색 당한 뒤 비밀번호 알려주는 것을 왜 거부하느냐'라는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추궁에, 임 전 사단장은 "알려줄 의사가 있다"면서도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아주 특이한 분을 만났다"고 황당해 했다. 앞서 지난 1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과 관련해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 했지만, 임 전 사단장이 비밀번호 제출을 거부해 지금까지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공수처는 임 전 사단장의 휴대전화를 열기 위해 최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디지털포렌식센터에 수사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임 전 사단장은 지난달 21일 열렸던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와 마찬가지로 이날 오전 청문회에서도 증언 선서를 거부했다. 임 전 사단장은 "현재 수사 중인 고발 사건 관련 수사기관의 그릇된 사실관계 및 법리 판단으로 공소 제기를 당할 위험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선서를 거부했다. 하지만 이후 오후 청문회가 속개되자 입장을 바꿔 증인 선서를 했다.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임 전 사단장이 선서 의사를 밝혀왔고, 이에 관해 여야 간사 간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런 다음 임 전 사단장은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고, 만일 진술에 거짓이 있으면 위증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고 선서했다. 임 전 사단장이 입장을 바꾼 데는 이날 함께 출석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증인 선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지난달 입법 청문회에서는 증인 선서를 거부했지만, 이날 탄핵 청문회에서는 증인 선서에 동의했다. 정 위원장은 이 전 장관에게 "지난번에는 증인 선서를 거부했는데, 오늘은 왜 증인 선서를 했는가"라고 묻자, 이 전 장관은 "법률이 보장하는 권리에 따라 선서를 하지 않았는데, 나중에 보니 허위 진술을 하기 위한 의도로 오해를 받았다"고 답했다. 이어 "(입법 청문회) 진행 과정에서도 진술권을 받지 못하다 보니, 충분히 제 입장을 설명할 수 없었던 경험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증인 선서를 하고 그런 오해를 받지 않도록 당당하게 진술하려고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