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또다시 동결된 기준금리

2025-07-21     서효문 기자
지난 11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3.50%로 동결했다. 벌써 12번째 동결이다. 가계부채. 환율 등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동결 이유다. 한은이 12번째 동결을 실시할 동안 여타 국가들과의 금리차는 벌어졌다. 국내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미국과는 현재 2%p 차이가 난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50%다. 국내 경제에 중요한 또 다른 지역인 유럽(4.25%)과도 우리나라가 0.75% 낮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기준금리의 동결 행진이 이어오는 것이 최고의 선택일까. 현재 금융당국의 방침을 보면 ‘그렇다’라고 답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가계부채 관리’와 ‘소상공인·서민 지원 확대’는 현재의 기준금리 동결 행진에 모순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우선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방법은 ‘금리 인상’이다. 신규 가계대출을 기존보다 줄이기 위해서는 대출 허들을 높여야 한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소비자들에게 가장 확실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금리 인상이다. 금리 인상을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필수다. 금융당국의 변동금리 대출은 한은의 기준금리와 코픽스 등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기준금리와 함께 코픽스가 매월 발표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즉, 12번의 기준금리 동결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라는 기조에 반한다고 할 수 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해서 가계부채 허들을 급격하게 올릴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신규 대출 확대 축소 효과가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다. 소상공인·서민 지원 확대라는 또 다른 기조에서도 현재의 동결 행보는 부합한다고 보기 힘들다. 이는 가계부채 관리에서 설명한 반대의 내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방식대로 소상공인·서민 지원을 위해서는 여러 방안이 있겠지만 가장 체감이 높은 것이 ‘금리 인하’다. 금리 인하를 통해 해당 계층의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같은 내용의 반복이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위해서는 한은의 결단이 필요하다. 금리 인상과 동일 개념을 통해 소상공인·서민 지원 대출 금리를 내릴 수 있다.  해당 방법이 효과적으로 판단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개인사업자 등 소상공인 연체율이 방증한다. 지난 1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말 국내은행의 원화 대출 현황’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 대비 0.08% 상승했다. 2014년 11월(0.72%) 이후 최대치다.  즉, 한은이 소상공인과 서민 지원을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현재로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판단된다. 이를 토대로 한은의 12번 기준금리 동결은 소상공인·서민 지원 확대라는 금융당국 취지에 적합한 정책이라고 불리기 어렵다. 물론 미증유의 코로나19 대유행이 발생한 2020년 이후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이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여러 국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일시적으로 기존과 다른 경제 정책을 펼쳤다. 미국·일본도 당시에는 해당 계층에 대한 자금 지원을 실시했다. 그 결과 미국의 경우 세계 유일의 경제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 고심 끝에 나온 정책이겠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 행진은 결론적으로 현재 금융당국의 기조와 부합하지 않는다. 조금은 늦었다고 판단되지만, 이제부터라도 한은이 기존 정책 행보에서 탈피. 더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