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라이브시티 백지화' 고양시민 뿔났다…경기도 일방해제에 ‘역풍’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경기북부의 최대 개발사업이던 CJ라이브시티 사업협약이 해지됨에 따라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지난 20일 고양시에서는 CJ라이브시티 원안 그대로 추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대규모 차량 집회가 진행됐다. CJ라이브시티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약 32만6400㎡(약 10만평) 부지에 실내 2만석, 야외 4만명 수용 규모의 아레나, 스튜디오, 숙박 및 상업시설 등 ‘K-콘텐트 경험형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 약 2조원에 육박하는 경기북부 최대 개발사업으로, 조성이 완료되면 10년간 약 30조원의 경제 파급효과와 약 20만명의 고용유발표과 등이 기대됐다.

지난 1일 경기도가 CJ라이브시티와의 사업 해제를 공식화한 후 경기도청 홈페이지에는 ‘CJ라이브시티 관련 상세한 소명, 재검토, 타임라인 제시 요청’이라는 청원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10일만에 동의인원 1만명을 돌파했고, 청원에 대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답변 기한은 오는 8월 12일이다.

경기도는 주민간담회 등을 통해 K-컬처밸리 복합문화단지를 원형 그대로 공공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사업협약 해제의 결정적 이유로 사업 시행사의 의지 부족을 꼽았다.

하지만 결정으로 사업 추진의 발목을 잡은 것은 대용량 전력 공급의 지연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민심이 들끓었다. CJ라이브시티는 2016년 사업을 착수한 후 4년 이상이 행정기관의 각종 인허가 절차로 소요됐고, 현재까지도 대용량 전력 공급에 발이 묶여있다. 한국전력이 신고양 변전소 설치를 추진했으나 빨라야 2028년 중순에 완공된다. 그마저도 완공 후 실제 전력 수급이 가능한 시점은 2029년 이후로 불확실한 상황이다. 사업단지를 가로지르는 한류천 수질개선 공공사업도 8년간 방치됐다.

경기도와 CJ라이브시티의 기존 사업협약은 지체상금이 상한없이 계속 누적되는 구조다. 전력공급이 불가한 상황이 되면서 시행사가 떠안아야 하는 지체상금은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CJ라이브시티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모색한 끝에 국토부 PF조정위에 중재를 요청하고 조정안의 수용 의사를 대대적으로 밝혔다. 조정위는 과거 누적된 지체상금은 부과하되, 불가항력적이었던 전력공급 불가 통보 이후의 지체상금은 삭감할 것을 권고했으나 경기도는 이에 대해 검토 불가 입장을 고수했다.

경기도는 8년간 공사 진척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으나, CJ라이브시티 측에서는 경기도가 기본설계, 지자체 인허가 등 착공 이전의 준비 절차에 시간이 소요됐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CJ라이브시티 관계자는 “기본협약 내 상호 합의 하에 사업 기간 연장이 가능하도록 돼 있음에도 갑자기 협약이행보증급의 2배 증액을 요구한 것은 경기도가 협약 상 협력의무를 도외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의 사업 해제 통보 직전까지도 CJ라이브시티 내부는 감사원 사전컨설팅 결과를 기대리며 사업 정상화 준비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CJ라이브시티는 경기도에 토지 매수비 및 내년도 토지 배부료도 이미 선납했고, 지난달 중순에는 공공사업 지연을 고혀한 개발 계획 일정이 포함된 사업계획서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