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에 마주 앉는 삼성전자 노사, 대화 물꼬 틀까

삼성전자 노사, 23일 임금 교섭 협상 테이블 마련 "이번 교섭에 따라 협상 타결·파업 장기화 갈릴 듯"

2024-07-22     박지성 기자
22일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삼성전자 최대 규모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총 파업 보름만에 사측과 임금 교섭을 재개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노사 교섭에 따라 파업 중단 및 파업 장기화로 가는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오는 23일 경기 기흥 나노파크에 마련되는 임금 교섭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지난 19일 삼성전자 노사는 수업사업장 인근에서 잠시 만나 오는 23일 대화를 재개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동은 공식적인 교섭 재개에 앞선 만남이다. 이날 회동에 노조 측에 손우목 위원장과 이현국 부위원장, 사측에 대표교섭위원인 전대호 상무와 김형로 부사장 등 3명이 참석했다. 앞서 전삼노는 지난 16일 사측에 "안건을 정하고 임금 협상에 임해야 한다. 19일까지 사측이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총 파업을 지속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사측은 지난 18일 "노조의 요구안을 포함해 회사와 노조는 조건 없이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회신했고 다음날인 19일 대화를 재개했다. 교섭 인원에 대해서 노조 측은 대의원 2명 추가 참석을 요청했고, 사측 교섭위원으로 결정권한 가진 경영진의 참석을 요청했다. 사측은 노조의 의견을 검토 후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교섭위원은 5인 이내로 노사가 각각 결정한다. 사측 교섭위원 구성은 사측의 결정 사항이다. 오는 23일 재개되는 임금 교섭에 따라 협상 타결의 실마리가 될지, 파업 장기화로 이어질지 결정될 전망이다. 재개되는 임금 교섭에서는 △전 조합원 임금 기본 3.5% 인상 △조합원 노조 창립휴가 1일 보장 △성과급 제도 개선 △무임금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보상 등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 인상과 관련해 사측은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 3차 사후 조정회의에서 '평균 임금인상률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는 건드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삼노는 '생산 차질'을 목표로 총파업을 선언하면서 '평균 임금인상률 5.6%'(기본 인상률 3.5%+성과 인상률 2.1%)를 제시한 상태다. 임금인상률 '5.1%'와 '5.6%'를 놓고 노사 양측이 대립하는 양상으로, 재개되는 교섭에서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전삼노가 총 파업 목표로 '반도체 생산 차질'을 내건만큼 이번 사측과 교섭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인 가운데 사측이 이번 교섭에서 노조를 이해시키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대로 노사간 입장차를 충분히 좁힌다면 협상 타결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삼성전자는 "노조와 대화 재개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전삼노는 임금 교섭 재개를 하루 앞두고 기흥캠퍼스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총 파업 승리 궐기대회'를 개최한다. 교섭을 하루 앞두고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만, 이날 집회 참석 인원은 1500여명으로 지난 8일 파업 첫날 보다 약 5000여명 줄어든 규모다.

이에 노조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궐기대회 참석을 독려하고 있다. 전삼노는 조합원들에게 "아무런 대답 없는 사측에게 파업이라는 마지막 카드로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 파업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22일 총파업 궐기대회에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