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원자재 리스크 여전…대외 혼란은 지속

기업 36.8% “하반기 수출 감소”…원자재·유가 상승 영향 국제금융센터, 지난달 원자재비 소폭 상승…전망은 불투명

2025-07-22     오시내 기자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일일보 = 오시내 기자  |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향방 등에 따라, 다소 안정화된 원자재 가격이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이면서 기업들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22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수출 주력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하반기 수출 전망 조사’에 따르면, 36.8%가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철강과 석유제품 기업에서 감소 의견이 많았다. 주요인으로는 ‘원자재 및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33.9%)’, ‘중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25.0%)’ 등이 꼽혔다. 기업 29%는 올 하반기 수출 채산성이 악화할 것이라 내다봤다. 전년 하반기와 비슷할 것이란 의견은 50%였으며, 개선은 21%에 불과했다. 채산성 악화를 예상한 업종은 석유제품, 바이오헬스, 석유화학, 전기전자, 철강, 일반기계 등이다. 기업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수출단가 인하, 환율 상승에 따른 수입 비용 증가 등을 주요인으로 꼽았다. 채산성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이익의 수준으로, 채산성이 낮으면 같은 물량을 수출해도 이익은 감소한다. 최대 수출 리스크는 원자재 비용 상승이다. 국제금융센터가 내놓은 국제원자재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S&P GSCI 지수는 에너지 부문 반등으로 소폭 상승했다. 산업금속은 실물 수요 부진으로 4개월 만에 하락했으며, 농산물도 미국의 양호한 작황으로 한 달 만에 약세를 보였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GSCI는 골드만삭스가 만든 국제원자재 가격지수로, 현재는 지수 소유권이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로 이전됐다. 지난달 국제유가는 OPEC+의 자발적 감산 연장, 여름 휴가철 수요 증가, 중동·유럽의 지정학적 불안 고조, 미국의 9월 금리인하 여부 등으로 상승했다. OPEC+는 석유수출국(OPEC) 및 이외 주요 산유국 협의체로, 회의를 통해 석유 제한을 논의한다. 지난달 2일(현지시각) OPEC+는 유가를 유지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예정했던 원유 감산량 수준을 내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비철금속가격은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과 비수기 진입 등으로 안정세가 예상되나,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와 연준 통화정책 향방에 따라 단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원자재 수입이 많은 국내 수출 기업의 불안정한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곡물가격 역시 안정세가 예상되기는 하나, 올여름 폭염과 농업기상여건 악화로 급변동 가능성이 존재한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미국, 브라질 등에서 원유 생산을 늘리면서 국제 유가 상승폭이 다소 완화됐으나, OPEC+가 감산 정책을 이어가는 한 불안감은 지속될 것”이라며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가는 8월부터는 국제유가가 내림세를 보일 수 있겠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라이빙 시즌은 미국 내에서 자동차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를 말한다. 매년 5월 마지막주 월요일인 메모리얼 데이부터 9월 첫주 월요일인 노동절까지가 드라이빙 시즌이다. 이때가 되면 국제 휘발유 소비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에서 자동차 사용이 증가해 국제 유가도 오름세를 보인다. 또한 황 연구원은 “최근 비철금속가격은 실수요 증가보다는 금융 투자자금 유입 영향이 컸다. 실수요가 증가하지 않는 한 가격이 크게 상승하지 않겠지만, 연준 금리 인하 등으로 인해 금융 투자자금 유입이 확대되면 가격 변동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