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해외건설수주 텃밭 중동… 하반기엔 ‘기대 반, 우려 반’
상반기 중동 수주액 100억3251만 달러, 전체 64.4% ‘친이스라엘’ 트럼프 대세론 확대, 물류리스크 여전
2024-07-22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국내 건설사의 해외수주 텃밭이던 중동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반기 수주가 남아있긴 하나 ‘친이스라엘’을 외쳤던 트럼프 재선이 유력하며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리스크도 여전한 모양새다.
22일 해외건설협회 ‘2024년 상반기 수주실적’에 따르면 국내 건설사 234개사가 79개국에서 올린 수주고는 155억8424만 달러(296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9% 줄어든 수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동이 64.4%(100억3251만 달러)로 가장 비중이 컸다. 이어 북미·태평양 14.6%(22억7396만 달러), 아시아 14%(21억8841만 달러), 중남미 3.3%(5억667억 달러), 유럽 2.8%(4억4996억 달러), 아프리카 0.9%(1억3271억 달러) 순이다. 가장 많은 수주를 기록한 곳도 중동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로 전체 52.3%(81억5341만 달러)를 차지했다. 실제 삼성E&A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60억800만 달러 규모 가스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다. 이는 국내 건설사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수주한 공사 중 가장 큰 규모다. GS건설도 11억5183만 달러 규모 가스플랜트를 추가로 수주했다. 공사 기간은 약 41개월이며 일일 800톤 규모 황을 회수할 수 있는 황회수시설을 건설(3기)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는 원유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탈석유, 친수소’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및 오만을 중심으로 수소 개발이 한창”이라며 “수소 액화와 플랜트(생산시설) 구축 관련 발주에 관심을 두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상반기 예정된 수주가 밀린 경향이 있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수주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하반기 수주가 몰려있는 경우가 많고 정부도 수주 지원 활동에 진심인 만큼 긍정적인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스라엘과 이란간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리스크는 여전하다. 지난 2018년 ‘친이스라엘’을 외친 트럼프의 재선이 유력해 하반기 수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이란 제재를 부활시킨 장본인이다. 재선에 성공한다면 미국과 이란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이스라엘과 이란간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리스크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여전하다”며 “문제가 해소됐다거나 더 나빠지지도 않은 상태가 지속하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