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엔비디아 손절 ‘7조 썰물’
'트럼프발 반도체 쇼크'에 빨간불 들어오자 매도행렬
2025-07-22 최재원 기자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피 미국 전 대통령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상되며 ‘AI 랠리 대장주’ 엔비디아의 폭발적인 주가 급등이 한풀 꺾인 가운데 반도체 주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은 903억8188만달러(약 126조원)로 일주일 새 47억2240만달러(약 7조원) 줄어들었다.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엔비디아를 1억680만달러(약 148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미국 최대 D램 업체인 마이크론은 3135만달러(약 436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차익을 실현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미국의 중국 반도체 부문 무역 제재 강화 검토 소식,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만 반도체 사업 비판 인터뷰 소식 등의 영향을 받으며 급락하게 됐다. 엔비디아는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TSMC의 주요 고객으로, 트럼프가 “대만이 미국 반도체 사업의 100%를 가져갔다”고 발언하며 대만을 압박하자 TSMC와 엔비디아 등 반도체주들에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지난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2.61% 하락한 117.9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당시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1일 이후로 12.59% 하락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미국 증시의 주요 반도체 기업 30개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지난 11일부터 19일까지 10.79%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지난 13일 피격 이후 오는 11월 미 대선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장은 트럼프 피격 이후 잠잠하던 ‘바이든 사퇴론’이라는 불확실성에 반응했다”며 “트럼프 트레이딩에 베팅한 시장 참여자들의 차익실현 및 불확실성 회피가 조정 트리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외에도 기술주의 단기적 조정으로 투자금이 중소형주에 몰리는 순환매 현상을 보이고 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미국 러셀2000지수는 지난 11일부터 17일까지 9% 올랐다. 이 기간 나스닥은 3.5% 급락하고 S&P500지수도 소폭 하락했다. 국내에서 미국 러셀2000지수를 추종하는 유일한 상품인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러셀2000(H) ETF’는 이 기간 약 1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