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연체율 9년來 최고… 저축銀 10% 육박
1분기 2금융권 개인사업자 연체율 4.18%…저축은행 9.96% 기록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 급증에 기인, 다중채무자 비중 57% 차지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2금융권 연체율이 약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이 10%에 육박, 금융업계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뇌관’임을 입증했다.
22일 한국은행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대출 세부 업권별 연체율’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2금융권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18%로 집계됐다. 이 통계는 금융기관들이 제출한 업무보고서에 기재된 실제 대출·연체 등 현황을 집계한 결과다.
전분기 3.16%와 비교해 불과 3개월 사이 1.02%p 상승했으며, 지난 2015년 2분기(4.25%) 이후 8년9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전년 동기 2.54%보다도 1.64%p 높다.
업권별 연체율은 저축은행이 9.96%로 10%에 육박했다. 이어 상호금융 3.66%, 여신전문사 3.21%, 보험 1.31% 순이었다. 보험권과 비교하면 저축은행이 약 9배 높은 연체율을 보인 것.
연체율 상승 폭도 가팔라졌다.
2금융권 등 금융권의 연체율이 급상승한 것은 자영업자 중 다중채무자의 비중이 커진 것에 기인한다. 다중채무자는 가계대출 기관 수와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수의 합이 3개 이상인 경우다.
지난 1분기 178만3000명의 자영업자 대출자 중 다중채무자는 57%의 비중을 보였다.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57.3%) 이후 4년3개월 만에 가장 크다. 대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자영업자 대출(752조8000만원) 가운데 71.3%가 다중채무자였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금은 4억2000만원으로 추산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자영업자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최근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한 중소기업 한시 특별지원 기한을 내년 7월 말로 연장했다. 금통위는 기한 연장 배경에 대해 “취약·영세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폐업 확대 등 경영 여건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선별적 지원 측면에서 다음 달부터 자영업자 등 상대적으로 더 취약한 대출자를 중심으로 금융중개지원대출을 운용할 방침이다.
2금융권 중 연체율이 10%에 근접하며 가장 우려가 높은 저축은행 업권도 관련 대책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경우 다른 금융업권과 비교해 취약차주의 비중이 크고 지난해까지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채권 매각처가 새출발기금으로 한정됐기 때문에 연체율이 크게 올랐다”며 “현재 중앙회 차원에서 3차 개인사업자대출 연체 채권 매각을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 중으로 다음 달까지 입찰·매각 여부를 확정한 뒤 9월 북오프(양수인에게 자산 양도)를 마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연체율 상승은 2금융권뿐만 아니라 은행권에서도 문제로 떠올랐다. 금감원이 최근 발표한 ‘5월 말 기준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에 따르면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은 0.51%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0.40%보다 0.11%p 올랐다. 부문별로는 가계대출의 경우 0.58%, 기업대출은 0.42%로 전월 대비 각각 0.04%p, 0.02%p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취약차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채무조정, 연체채권 정리, 대손충당금 적립 등을 유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