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4대 그룹 최초 한경협 회비 납부…국정농단 이후 7년만
현대차, 한경협 회원사로 가입·활동 재개 삼성 준감위, 회비 납부 안건 결론 못내 SK·LG, 납부 검토…시기 정해진 바 없어
2025-07-22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4대 그룹 중 가장 먼저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 한경협에 회비를 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과거 국정농단 사태로 2017년 한경협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탈퇴한 뒤 7년만에 한경협의 실질적 회원사로 가입·활동하게 됐다. 앞서 한경협은 지난 3월 말∼4월 초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을 포함한 420여개 회원사에 회비 납부 공문을 발송했다. 4대 그룹이 속한 제1그룹의 연회비는 각 35억원이다. 회비 납부는 한경협 회원사로서 실질적 가입뿐만 아니라 향후 활동도 하겠다는 의미로 여겨진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납부한 회비는 한경협이 올해 요청한 35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과거 전경련 시절까지 포함해 한경협에 회비를 정식 납부하기는 약 7년만이다. 현대차그룹 내 한경협 회원사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건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총 5곳이다. 지난해 4대 그룹을 회원사로 둔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한경협에 흡수 통합되면서 4대 그룹은 형식상 한경협에 재합류했으나, 현재까지 실제로 회비를 낸 곳은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행보가 다른 주요 그룹의 한경협 회비 납부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SK그룹은 계열사별로 이사회 보고를 마친 뒤 이르면 이달 중으로 회비 납부를 마칠 계획이다. SK그룹의 종전 한경연 회원사는 SK㈜,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4곳이다. 다만 SK그룹 내부적으로 논의 끝에 SK네트웍스 대신 SK하이닉스가 한경협에 합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삼성의 경우 이날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 정례회의에서 한경협 회비 납부 안건을 논의했으나 결론짓지 못했다. 삼성은 준감위가 지난해 8월 한경협 가입과 관련해 밝힌 권고안에 따라 회비 납부 시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한경협이 과연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인적 쇄신이 됐는지에 대해 위원들의 근본적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회비 납부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LG그룹도 현재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회비 규모와 납부 시점 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은 지난 2016년 불거진 국정농단 사태 당시 전경련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자금을 기업들에 요청한 사실 등이 드러나자 전경련에서 잇따라 탈퇴했다. 이후 한경협은 지난해 8월 전경련에서 지금의 이름으로 기관 명칭을 공식 변경하고 정경유착 과오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했다. 전경련은 이로써 1968년 이후 55년만에 간판을 바꿔 한경협으로 재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