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의사회, 수단 전쟁 보고서 발간… “민간인 대상 참혹한 전쟁”

2025-07-23     이용 기자

매일일보 = 이용 기자  |  국경없는의사회는 아프리카 수단 지역사회들이 전쟁으로 인해 무차별적인 폭력과 살인, 성폭력 등 심각한 인도적 위기에 직면했다고 23일 밝혔다. 또한, 보건 종사자와 의료시설에 대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민간인 보호가 불가능해진 현실을 전했다.

지난 22일 국경없는의사회는 ‘주민들을 상대로 하는 전쟁: 수단 내 분쟁과 폭력으로 야기된 인명 피해(A war on people – The human cost of conflict and violence in Sudan)’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수단군(SAF)과 신속지원군(RSF)이 수단 전역에서 주민들에게 자행한 폭력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작년 4월 전투가 시작된 이후 16개월간 이어진 전쟁은 수단 전역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수단 전역 8개 주에서 활동하는 국경없는의사회는 지원 병원 중 하나인 카르툼주의 알 나오 병원에서만 작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폭력 사태로 인한 부상 환자 6776명을 치료했고 하루 평균 26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전국에서 수천 명의 분쟁 관련 부상 환자를 치료했으며 대부분 폭발, 총격, 칼부림으로 인한 부상이었다. 이번 보고서에는 특히 다르푸르에서 발생한 성폭력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수단 국경에 인접한 차드 난민 캠프에서 국경없는의사회 팀이 치료한 성폭력 생존자 13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90%가 무장한 가해자에게 학대를 당했고, 50%는 본인 자택에서, 40%는 여러 명의 가해자에게 강간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보고서에서 “이는 수단에 남아 있는 생존자들의 증언과도 일치하며, 실향민 이동 경로와 자택에서 여성들에게 성폭력이 어떻게 자행되고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는 해당 분쟁의 특징적 양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한, 병원들은 전쟁 기간 내내 매일 약탈과 공격에 시달렸다. 6월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의료시설의 겨우 20-30%만이 기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최소 수준으로 가동중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 자산 및 인프라에 대한 최소 60건의 폭력 및 공격 사건을 자체적으로 기록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지원하는 알 나오 병원은 세 차례에 걸쳐 포격을 받았으며, 5월에는 공습으로 인한 폭발로 엘 파시르의 국경없는의사회 지원 바비커 나하르 소아 병원 집중치료실(ICU) 지붕이 붕괴, 아동 2명이 사망했다. 보건 체계가 주민들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인도주의 및 의료 단체들은 지원을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구호활동 인력과 필수 물자 통과를 허용하는 여행 허가 발급이 자주 거부되는 등 구호 활동을 방해하는 당국의 행정적 조치가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수단 현장을 방문한 크리스토스 크리스토우 국경없는의사회 국제회장은 “지금 이 순간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실향 위기가 벌어지고 있다”며 “국경없는의사회는 다수 활동 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은 단체”라고 말했다. “전쟁 당사자들은 인도주의 활동가들과 구호 물자가 국경을 넘고 수단 전역에서 방해받지 않고 반입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