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폭로전' 수습 급선무··· 巨野 독주도 숙제
댓글팀 의혹·공소 취하 요청 등 폭로 쏟아져 韓, 對尹 관계 개선에 元·羅 대화 선행 필요성
2024-07-23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진 '진흙탕 폭로전' 수습이 될 전망이다. 당내에서 분당(分黨)을 걱정할 정도로 고수위 폭로 공방이 오갔던 만큼, 한 대표가 낙선 후보들의 내상을 보듬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폭로전의 중심에 서며 거대 야당의 표적이 된 한 대표가 더 거세질 공세에 어떻게 대응할지도 관심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뒤덮은 키워드는 단연 '폭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 시절 여론조성팀을 운영했다는 '사설 댓글팀 의혹'과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친·인적의 의중이 담긴 공천을 했다는 '사천 의혹'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그러자 폭로를 당하는 입장이었던 한 대표가 돌연 나경원 후보를 향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의 공소 취소 부탁을 하지 않았느냐고 폭로했다. 전당대회 과정마다 터진 메가톤급 폭로에 "여당 전당대회가 분당대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왔다. 새로운 대표가 선출되긴 했지만, 전당대회를 거치며 쌓일 대로 쌓인 후보들 간 앙금이 쉽게 사라질지는 요원하다. 특히 4·10 총선 국면에서 끈끈한 협력을 보여줬던 한 대표와 원희룡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같은 당 동료라고는 믿기 어려운 수준의 공세를 퍼부으며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한 대표는 나 후보와도 '패스트트랙 발언'을 기점으로 거친 공방을 주고받았다. 여권에선 일단 대표가 선출된 이상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표가 당의 분열상을 방치한 채 리더십을 발휘했다간 원내에서 다른 당대표 후보를 도왔던 인사들의 협조를 구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원외 인사로서 한 대표의 리더십이 당내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아울러 원·나 후보와의 갈등 해소는 윤석열 정부와의 불편한 관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대표는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당대표 후보 중 유일하게 '채상병 특검법 조건부 수용'을 주장하면서 선명한 비윤(비윤석열) 색채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보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에 가까운 원·나 후보와의 관계를 개선하면 윤 대통령과의 '해빙 무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나온 폭로로 한 대표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드러났기 때문에, 이에 대한 외적 대응 또한 중요 과제로 부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한동훈 댓글팀 의혹'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고, 조국혁신당은 관련 내용과 나 후보 공소 취소 청탁 의혹 등을 추가한 업그레이드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해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22일 낸 브리핑에서 "전당대회에서 폭로된 각종 불법 의혹에 대해서 엄정한 수사를 자청하길 바란다. 변화와 반성은 거기로부터 시작될 것"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 요구와 수사 촉구뿐 아니라 치밀한 법적 대응도 병행해 나가겠다"며 견제구를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