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등판에 美 대선판 출렁···가상대결서 트럼프에 우위
해리스 44%·트럼프 42%···3자 대결선 차이 더 커져 힐러리 "해리스 잘 준비돼"···트럼프 측 "허니문 현상"
2025-07-24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뀌면서 '트럼프 우세' 판도가 흔들리는 모양새다. 미국 현지에선 해리스 부통령이 양자 가상대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 측은 '승리 희망'을 노래했고, 트럼프 측은 '일시 현상'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1018명의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22~23일(현지시간) 실시해 이날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4%를 기록해 42%에 그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3%포인트) 내에서 앞섰다. 앞서 이달 1~2일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포인트 우세했으며 15~16일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44%의 동률을 기록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밝혔다. 제3의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는 해리스 부통령 42%, 트럼프 전 대통령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8% 등을 각각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다자 가상대결의 오차범위를 구체적으로 소개하지 않은 채,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오차 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앞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상대였을 땐 점차 지지율 격차를 벌려나가며 '트럼프 대세론'을 굳혀가는 듯했다. 지난달 있었던 TV토론을 기점으로 확실한 우세를 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펜실베이니아에 유세 중 총격을 당하고도 기적적으로 살아나며 대선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을 당한 직후 '괜찮다'는 신호로 주먹을 쥐어 보이며 '고령 리스크'에 휩싸인 바이든 대통령을 더욱 초라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보였던 '고령 리스크'가 해리스 부통령을 상대론 오히려 약점으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실제로 로이터 여론조사에선 전체 유권자의 56%는 해리스 부통령(59)에 대해 "정신적으로 예리하고 도전에 대처할 수 있다"고 평가한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78)에 대해서는 49%만 그렇다고 답했다. 후보 교체로 대선 판도가 급변하자 패배 위기에 휩싸였던 민주당엔 현재 전혀 다른 분위기가 감지된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해 미국 헌정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실린 기고문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정치계의 많은 여성이 그래왔듯 만성적으로 과소평가 돼 왔지만, 이 순간을 위해 잘 준비돼 있다"면서 그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리치고 11월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트럼프 측은 해리스 부통령의 약진이 '일시 효과'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선캠프에서 여론조사를 담당하는 토니 파브리지오는 이날 캠프가 언론에 공개한 '해리스 허니문' 제목의 내부 문건에서 "단기적으로 여론조사가 변화하고 해리스가 당 지지기반을 더 공고하게 할 수 있으나 그녀가 누구인지는 바뀌지 않는다"면서 "허니문은 끝나고 유권자들은 다시 바이든 정부의 부조종사로서 해리스의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