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기형적 '2인 체제' 운영에 이진숙 "국회가 제 역할 못한 것"
여야 24일 방통위원장 후보 인사청문회 '적격성' 놓고 대립 與 "방통위 2인 체제 위법 아냐" vs 野 "후보 자진 사퇴해야"
2025-07-24 염재인 기자
매일일보 = 염재인 기자 | 여야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첫날 적격성 등을 놓고 충돌했다. 양측은 방송 장악 논란과 방통위 '2인 체제' 운영 책임 등을 두고 갈등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 사퇴 시위와 자료 제출 등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이날과 25일 이틀간 진행된다. 첫날 청문회에서는 방통위 2인 체제 등이 쟁점이 됐다. 여당은 방통위 2인 체제가 위법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그 책임을 야당에 돌렸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를 향해 "현재 야당에서 두 명의 방통위원을 추가로 추천해야 하는데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5인으로 구성되어야 할 방통위가 2인 체제로 계속 운영되는 책임이 야당에 있지 않느냐"고 질의했다. 이 후보자는 "저는 국회에 있다고 말씀을 드리는 게 맞을 것 같다"며 "민주당에서 나머지 두 명의 상임위원을 추천하고, 국민의힘에서 한 명을 추천해서 5인 상임위원회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박 의원은 "방통위를 정상화하기 위해 국회가 제 역할을 다하면 야당이 주장하는 불법성 문제도 해결될 수 있다"고 동조했다. 같은 당 박충권 의원도 "방통위의 2인 체제 의결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위법성이 없다는 게 팩트"라며 힘을 보탰다. 야당은 이 후보자가 '방송 장악용 인사'로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과거 페이스북에 "MBC 시청을 거부하고 광고를 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응징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린 것을 거론하고, 중립성을 지켜야 할 방통위원장 후보자가 특정 언론에 대한 광고 탄압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50년 전 독재 정권이 했던 광고 탄압을 똑같이 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고 있다"며 "방통위원장 자격이 전혀 없는 분이라 생각한다. 더 이상 명예를 실추하지 말고 스스로 그만두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압박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 후보자가 질의 시간 동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방송통신 정책에 답변을 제대로 못 한 점을 지적하며 "방통위원장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방송 장악밖에 없다면 서류 탈락"이라며 "사퇴할 의향이 없냐"고 물었다. 양측은 이 후보자에 대한 야당 발언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이 후보자를 향해 "후보자는 길어야 몇 달짜리 '제3의 이동관'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예측 가능하지 않냐"고 질문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앞날을 예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답했다. 후보자 제료 제출 여부도 쟁점이 됐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의 외국환 거래 내역, 자녀 입시 자료 등을 거론하며 "개인 정보, MBC 인사에 관한 사항 등 갖가지 사유를 들어 제출하지 않은 자료가 224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증을 받기 싫으면 사인으로 살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은 "기본적으로 청문회는 방통위원장으로서 직무를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내용이 우선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여야가 시작 전부터 기싸움을 벌였다.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반발하며 과방위 앞에서 "이진숙은 사퇴하라", "이용마를 기억하라"를 외치며 항의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국회의 권위와 권능을 심각하게 침해할 중대한 행위"라고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