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외무 "러와 대화·협상 원해···목적은 항구적 평화 실현"
中 왕이와 회담 중 발언···왕이 "휴전 위한 역할 바라"
2024-07-24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우크라이나가 자국과 3년째 전쟁 중인 러시아와 대화·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고 24일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 중국 광저우에서 만나 회담한 내용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하기를 원하고 준비 중"이라며 "당연히 협상은 응당 이성적이고 실질적 의의가 있는 것이어야 하고, 목적은 공정하고 항구적인 평화의 실현에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 추진 소식을 알리며 이 회의에 러시아 대표단도 초청할 의사를 밝혔다. 평화회의는 우크라이나의 제안으로 성사된 회의체로,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방안을 논의한다. 지난달 열린 1차 회의에 러시아는 불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러시아와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는데, 이날 중국 외교부가 전한 쿨레바 장관의 언급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중국이 지난 5월 브라질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치적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여섯 가지 공동인식'에 대해선 "우크라이나는 중국 의견을 중시하고, 중국과 브라질의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진지하게 연구했다"고 말했다. '여섯 가지 공동인식'은 △전장의 외부 확산·전투 격화·상호 자극 방지 △러시아·우크라이나가 모두 인정하고 평등하게 참여하는 국제평화회의 소집 △인도적 지원 강화·민간인 보호·전쟁 포로 교환 지지 △핵·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사용 반대 △원자력발전소 등 핵시설 공격 반대 △에너지·금융·무역·식량 안보와 해저케이블·에너지시설 등 인프라 안전을 위한 국제 협력 등을 골자로 한다.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은 지난달 1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이같은 자국 입장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불참했다. 그러면서 중국-브라질의 공동인식에 100여개국이 지지를 보내 '국제 사회의 보편적 기대'가 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왕이 주임은 쿨레바 장관과의 회담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쌍방이 모두 서로 다른 정도로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발신했다"며 "비록 조건과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지만 우리는 평화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하고, 휴전과 평화 회담 복원을 위해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