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질 기미 없는 외식물가…2030은 마트∙편의점 마감런
장마철 수해로 농작물 피해, 이후엔 폭염∙태풍∙추석 이어져 외식물가상승률 35개월째 소비자물가보다 높아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장마와 폭염의 영향으로 식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청년층은 식비 절감을 위해 마감세일에 눈을 돌리고 있다.
25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이달 집중호우로 약 1만2146㏊(핵타르)의 농작물이 침수 피해를 입었고, 151㏊ 농경지가 유실·매몰됐다. 특히 충남 논산 지역의 상추 재배 면적 중 6.9%인 50ha가 물에 잠겼고, 전북 익산 지역은 18.1%인 50ha가 침수됐다..
수해에 출하량이 줄자 농산물 가격도 출렁였다. 지난 24일을 기준으로 청상추 소매가는 100g당 2518원으로 전년 대비 6.47%, 평년 대비 51.6% 오름세를 보였다. 장마가 시작되기 이전인 전월보다는 127.67% 올랐다. 배추는 1포기당 5144원으로 전년보다 20.92%, 평년보다 16.72%, 전월보다 42.93%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깻잎은 100g에 2530원으로 전월보다 20.88%, 평년보다 27.39% 치솟았다.
기상 여건이 작황에 영향을 주면 도매가와 소매가가 줄줄이 오르는 것은 물론 외식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음식점이나 반찬가게에서는 원가가 너무 오른 농산물을 아예 쓰지 않거나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외식물가는 길게 이어져온 문제기도 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6% 상승했지만, 외식물가 상승률은 6.0%로 소비자물가상승률과 비교해 약 1.7배 높았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6월에는 외식물가 상승률이 3%로 지난해보다는 안정됐지만 여전히 소비자물가 상승률(2.4%)를 웃돌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도는 현상은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김밥 가격은 5월 3423원에서 3462원으로 올랐다. 자장면은 7223원에서 7308원으로, 칼국수 한 그릇 가격도 9154원에서 9231원으로, 비빔밥은 1만846원에서 1만885원으로 뛰었다.
돌아서면 가격이 뛰는 고물가에 가처분소득이 적은 2030세대는 한 푼이라도 식비를 아끼고자 마트와 편의점의 마감세일로 눈을 돌린다.
대형마트의 델리코너 제품들은 당일 생산·당일 판매가 원칙이기 때문에 오후 7시 이후가 되면 가격표를 교체하고 할인 판매를 한다. 이 시간을 활용하면 품질에는 문제가 없는 제품이지만 많게는 50%가량 할인된 금액에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편의점 앱 내 마감 할인 서비스도 인기다. CU의 마감 할인 서비스 그린세이브의 올 3월 매출은 작년 12월과 비교해 약 349% 신장했고, 같은 기간 GS25 역시 마감할인 상품 매출이 670% 늘었다. 세븐일레븐의 라스트 오더 매출도 같은 기간 10% 증가했다. 이용 고객 중 2030세대의 비중은 72%로 절대적이었다.
CU의 그린세이브 서비스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이나 판매가 부진한 상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서비스다. 유통기한이 짧은 도시락 등 간편식품들부터 음료, 과자, HMR 등 3천 여개 상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GS25의 마감할인은 지점장의 등록 없이도 소비기한 임박 먹거리가 자동으로 노출된다. 편의점에서 소비기한이 지난 상품을 폐기하는 오전·오후 2시, 오전·오후 8시의 3시간 전부터 임박 상품으로 할인된다.
문제는 외식비 상승세가 쉽게 잡히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에서는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한국형 우기라는 별명이 붙은 올해 장마 후에는 폭염과 태풍이 예보돼 있다. 이후 추석까지 다가오면 외식물가는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장기화하면서 무지출 챌린지, 카카오톡 오픈카톡방의 거지방 등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향이 대두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외식비 상승이 예견된 만큼 마감할인에도 경쟁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