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원팀' 외쳤지만…'채 상병 특검·김건희' 갈등 뇌관 여전
전대 하루 만에 與 지도부, 尹과 만찬…'통합' 강조 한동훈,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 필요 입장 고수 "원내 전략, 당 대표가 할 얘기 아냐"…친윤계 견제도
2025-07-25 조현정 기자
매일일보 = 조현정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선 하루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전격적으로 만찬 회동을 하며 당정 통합과 소통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을 주장해 온 한 대표와 윤 대통령 간 충돌 우려를 조기에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한 대표가 '국민 눈높이'를 앞세워 채 상병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문제에서 대통령실과 다른 입장을 고수하는 만큼 '윤한 갈등'의 재현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대표는 25일 당선 후 처음으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 관계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며 "민심의 파도에 올라타서 이기자. 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한 대표가 전당대회 내내 수직적 당정 관계 재정립을 공언하면서 당선 후 윤 대통령과의 대립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당선 하루 만에 대통령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당정 간 리스크를 잠재우고 대야 투쟁에 단일대오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장동혁 최고위원이 '윤명한복(윤석열 대통령이 명령하고 한동훈 대표가 복종한다)'을 거부하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요구에 대해 "건강한 당정 관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아버지 이재명 1극 체제로 가고 있는 민주당에서 얘기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맞받아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다만 채 상병 특검 등 주요 현안에 한 대표와 대통령실의 대응 방식이 달라 양측 갈등의 뇌관은 유효하다. 여기에 한 대표가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되며 여권 내 권력의 무게추가 윤 대통령이 아닌 한 대표로 기운 상황은 두 사람의 충돌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이언주 민주당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를 취했을 뿐"이라며 "(한 대표가) 62% 지지를 얻었다고 하지 않나.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윤 대통령은 이제는 물 건너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거기에서 힘의 역학 관계는 이미 증명된 것"이라며 "인기가 없는 대통령이 계속 헛발질하는 부분을 견제하고, 결국 대통령 심판 민심에 부응해 채 상병 특검, 김 여사 문제에서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힐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 대표는 당선 직후 자신이 주장한 '제3자 특검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법이 필요하다고 한 것에 "입장은 달라진 게 없다"며 기존 방침을 재확인한 바 있다. 또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 논란과 관련해서도 "더 국민 눈높이를 고려해야 했다"고 언급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고위공직자수사처 수사를 먼저 지켜본 후 특검법을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 내 친윤계(친윤석열계)의 견제도 벌써 시작됐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이튿날인 24일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국회 운영에 관해서는 교섭단체 대표인 원내대표가 최고의 권한을 갖는다고 당헌에 명시하고 있다"며 "당 대표라고 해도 당 대표 의사와 원내대표 의사가 다를 때는 원내대표 의사가 우선하도록 돼있다"고 한 대표를 겨냥했다. 김민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채 상병 특검법과 관련해 검사를 어떻게 임명할 것이냐 이런 조항이라고 하는 것은 원내 전략에 해당하는 것"이라며 "당 대표가 이래라 저래라 할 얘기는 아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