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지방 부동산 빙하기 장기화
상반기 세종·대구·부산 등 집값 하락세 두드러져 비아파트 거래량 감소… 아파트와 양극화 고착화
매일일보 = 김수현 기자 | 올해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는 반면 지방에는 여전히 빙하기가 지속되고, 아파트와 달리 빌라와 연립주택과 같은 비아파트 거래량은 감소 추세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65% 하락했다. 서울은 0.39%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지방은 0.98% 하락했다. 지방의 경우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서 가격도 하락 추세다.
현재 입주물량 적체 현상이 심각한 곳은 세종시다. 올해 상반기 기준 가격 하락폭이 4.85%로 전국에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대구는 같은 기간 2.56% 하락했다. 최근 두 달 사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5000가구를 넘어선 부산 역시 아파트 가격이 1.29% 떨어졌다.
이달 셋째 주 기준으로 서울의 집값이 17주 연속 오르고, 수도권 역시 9주 동안 상승 중인 반면 지방은 5월 셋째 주 보합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33주 연속 하락세다.
이처럼 서울과 지방간 부동산 가격과 거래량 차이가 벌어지는 가운데 아파트와 비(非)아파트간 간극도 깊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전국 빌라·연립 등 올해 비아파트 누적 거래량 6만2000건으로 최근 5년 평균 거래량 대비 43% 감소했다. 또 같은 기간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건수는 약 1만5000가구로 지난해에 비해 36% 줄어들었다. 전세사기 등의 영향으로 고착화되고 있는 빌라 수요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와 함께 비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자, 이에 따른 나비효과로 공인중개업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의 ‘연도별 개폐업 현황’를 보면 지난 6월 전국 부동산 중개사무소 신규개업은 총 744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23.1% 감소했다. 이는 협회가 관련 현황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적은 수다.
지난달 중개사무소 휴·폐업 건수는 1137건에 달했다. 올해 1∼6월 중개사무소 휴·폐업 건수는 7508건을 기록했는데 ,이는 신규 개업 5586건에 비해 2000건가량 많은 것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 2022년 8월 중개업소 휴·폐업 건수가 신규 개업 건수를 넘어선 이후 올해 1월 한 달을 제외하고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 등으로 인해 지방을 중심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거시적으로 실질주택가격은 총 주택수요가 정점을 이루는 2040년 전후로 하락 추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총 주택공급량은 재고주택에 의해 결정되는데 재고주택은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수요량이 정점에 도달한 후에도 공급량은 줄지 않아 주택가격 하락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