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사기공화국 오명... 정부, ‘큐텐發 미정산 사태’ 골머리
대통령실도 나서 입장표명…공정위∙금감원 초비상사태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큐텐 계열사인 티몬과 위메프 정산 지연 사태에 정부가 대책 마련에 분주가 확대되면서 정부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양새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티몬·위메프의 현장점검에 나서는 한편, 소비자 피해 구제를 위한 집단 분쟁조정 절차를 곧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 또한 빠르게 대책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다.
심각성을 파악한 대통령실 또한 이례적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소비자와 판매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공정위는 소비자 피해 발생 여부를 모니터링 하고 구제 방안을 검토 중이며, 금융당국은 대표자와 주주 측에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정부세종청사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제가 된 회사들에 대한 현장점검을 오늘 진행해 주문을 취소한 소비자에게 대금 환불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보겠다”며 “재화·서비스 공급을 계약 내용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도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같은 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티몬·위메트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점검에 대한 질의를 받고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고, 소비자 피해가 그렇게 크게 확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오늘 검사인력 6명으로 구성된 검사반을 내보내서 현장점검 중이다. 업체에서 보고한 내용이 숫자가 적정한지, 구체적인 실재성 등에 대해 현장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도 1급 간부회의에서 공정위, 금융위, 금감원 등 관계부처·기관 공동으로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상황과 동향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소비자 보호 및 판매자 피해확산 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일반적인 점검 단계고, 공정위가 티몬·위메프와 입점 업체 등 사이 정산 지연에 대해서도 민사상 채부 불이행 문제인 만큼 손쓸 방법은 없는 상황이다.
아울러 금감원의 자금 유동성 계획을 요구도 사실상 전자금융업자는 일반 금융사들과 달리 자금순환계획을 마련할 의무가 없어 유명무실하다.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체가 정산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결제 취소도 막으면서 머지포이너트 사태처럼 대규모 환불 불가 대란과 집단 손해배상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 은행에서 뱅크런이 일어나는 것처럼 티몬과 위메프의 유동성 위기가 심화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초기 진화를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대책이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로 비화하면 국가적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일인만큼 적극적인 선제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두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제때 받지 못한 결제 대금만 최소 1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며 “공정거래위원회는 민사상 채무 불이행 문제라며 뒷짐을 지고 있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회의를 열었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골든 타임을 놓쳐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무리하게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제동을 걸지 않아 자금 경색이 일어났다는 지적도 있다”며 “불투명한 회계와 경영이 이번 사태를 키웠고, 이를 방관한 당국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