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中, 러시아에 무기 공급 안 하겠다고 재확인"
"중국이 우크라 영토 보전·주권 지지하는 신호"
2025-07-25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영상연설을 통해 "중국을 방문 중인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이 회담 결과를 보고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중국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중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과 주권을 지지한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해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한 사실을 알리며 "확실한 대화를 나눴다. 그(시 주석은)는 러시아에 어떤 무기도 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통화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서방은 그동안 중국이 러시아에 직접적으로 무기를 수출하지 않더라도 기술이나 무기에 쓸 수 있는 이중용도 물품 등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러시아의 전쟁을 돕고 있다고 의심한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제1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앞둔 지난달 초 중국이 러시아를 도와 평화회의를 방해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외교 수장인 쿨레바 장관은 24일 중국 광저우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나 회담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쿨레바 장관은 중국이 지난 5월 브라질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의 정치적 해결 방안으로 제시한 '여섯 가지 공동인식'에 대해선 "우크라이나는 중국 의견을 중시하고, 중국과 브라질의 여섯 가지 공동인식을 진지하게 연구했다"고 말했다. '여섯 가지 공동인식'은 △전장의 외부 확산·전투 격화·상호 자극 방지 △러시아·우크라이나가 모두 인정하고 평등하게 참여하는 국제평화회의 소집 △인도적 지원 강화·민간인 보호·전쟁 포로 교환 지지 △핵·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사용 반대 △원자력발전소 등 핵시설 공격 반대 △에너지·금융·무역·식량 안보와 해저케이블·에너지시설 등 인프라 안전을 위한 국제 협력 등을 골자로 한다. 중국은 지난달 1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가 이같은 자국 입장에 맞지 않는다고 보고 불참했다. 왕이 주임은 쿨레바 장관과의 회담에서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쌍방이 모두 서로 다른 정도로 협상을 원한다는 신호를 발신했다"며 "비록 조건과 시기가 무르익지 않았지만 우리는 평화에 도움이 되는 모든 노력을 지지하고, 휴전과 평화 회담 복원을 위해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