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영배 큐텐 대표, ‘티메프 사태’ 책임론 도마위에도 ‘행방묘연’
구 대표, 큐익스프레스 CEO 사퇴…티메프 선긋기 급급 비판 일어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티몬·위메프 정산 미지급 사태가 쉽사리 일단락되지 않는 가운데, 문제 해결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행방은 묘연하다.
구 대표가 나스닥 입성을 추진해온 큐익스프레스에 티몬·위메프 사태가 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고경영자(CEO)직에서 물러난 뒤 하루 만에 큐익스프레스는 이날 티몬·위메프 사태와 직접 관련이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배포하면서 ‘모럴헤저드(도덕적해이)’ 비판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오전 권도완 티몬 운영사업본부장은 강남 티몬 입주 빌딩에서 피해자들이 구 대표의 행방을 추궁하자 “최근까지, 이번 주까지 한국에 계셨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와 티몬·위메프 피해자 모임에선 싱가포르에 터를 둔 구 대표가 해외로 출국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티몬메프의 정산·환불 지연사태가 지난 22일부터 완벽히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구 대표는 현재까지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사과나 자금 수혈 등 대책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구 대표가 22일 출국할 예정이었다“는 말이 나왔고, 피해자들이 모여있는 복수의 오픈 카톡방에서도 ‘해외 도주설’까지 제기됐다.
이번 티몬·위메프 사태 가장 큰 원인은 구 대표가 큐익스프레스 상장을 위해 무리한 사세확장과 판매대금을 ‘돌려막기’로 인한 유동성 문제 발발이 지목된다.
특히, 구 대표가 과거 G마켓을 창업해 나스닥 상장을 성공한 뒤 이베이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적자기업들을 연겨푸 품에 안은 이유도 큐텐의 물류 자회사이자 핵심 경쟁력인 큐익스프레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복안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월을 목표로 큐엑스프레스의 상장을 시도했지만, 2달이나 넘긴 현재까지도 미완 상태다. 그룹내 이른바 ‘돈맥경화 현상’(돈이 원활히 돌지 않는 자금 경색 상황)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향후 상장 계획도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커졌다.
구 대표가 전날 밤 큐익스프레스 CEO직에서 내려놓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티몬·위메프 사태 해결을 도외시한 채 큐익스프레스를 건지기 위해 티몬, 위메프 사태와 선 긋기에만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큐텐을 비롯해 대다수 계열사가 비상장사라는 특성상 정확한 재무구조 파악이 어렵고 당국의 감독이나 견제에서도 벗어나 있어 피해 판매자와 소비자들이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유통업계를 넘어 여행, 금융계까지 파장이 미치면서 정치권과 금융당국에서도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