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력해지는 '채상병 특검법'···끝없는 '특검 전쟁'에 정국 시계제로

野, 채상병 특검법 두 차례 폐기에도 '강화 추진' 방침 여야 대치 계속···'제3자 특검법'으로 '절충' 목소리도

2025-07-28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두 차례의 '채상병 특검법' 폐기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특검 관철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이전보다 강력한 내용의 '세 번째 특검법'을 고려하고 있고, 조국혁신당은 아예 윤석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종착지가 보이지 않는 '특검 전쟁'에 정국은 시계제로에 빠진 형국이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8월 중 채상병 특검법 재발의를 목표로 관련 작업에 착수한 상황이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최근 추가로 제기된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관련 의혹을 향후 발의할 특검법에 담아 수사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 5월 28일과 7월 25일 두 차례 재의결이 시도됐으나 '재석 의원 3분의 2 찬성'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폐기됐다. 그럴 때마다 야당은 '한층 강력한 특검법'으로의 재발의를 공언하며 정부·여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실제로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국민의힘이 도저히 받기 어려운 내용으로 특검법을 재발의했다. 기존 법안은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인사 4명 중 사실상 민주당이 특검 후보 두 명을 대통령에게 추천토록 했지만, 새로 낸 법안에는 변협의 추천 없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한 명을 추천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을 담았다. 이같은 '강화된 특검법'이 지난 25일 국민의힘 반대에 막혀 또다시 폐기됐지만, 그럼에도 민주당은 더 강력한 특검법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지난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보다 강화된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겠다"며 "윤석열 정권과 여당의 어떠한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의 문이 열릴 때까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두들기겠다"고 말했다. 한술 더 떠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을 수사외압 주체로 못 박아 특검법을 발의했다. 박은정 혁신당 의원은 지난 25일 '윤석열 대통령 수사외압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외압 관련 윤 대통령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범죄혐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기존 '채상병 특검법'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구명로비를 했다는 의혹 △국가인권위원회 군인권보호관 조사보고서 기각 과정 등 직권남용 의혹 △국가정보원의 불법 정보 수집 및 사찰 의혹이 수사 대상으로 추가됐다. 또한 압수·수색에 있어서 군사상 비밀, 공무상 비밀, 업무상 비밀과 관련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해 압수수색 시 제약을 줄였으며, 대통령이 특별검사를 해임할 때 국회의 동의를 얻도록 해 신분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특검을 둘러싼 여야의 극한 대치가 이어질 조짐을 보이며 정국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도 좀처럼 예상할 수 없는 향후 정국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이날 <매일일보>에 "야당이 새로 내놓는 특검안은 여당이 도저히 받을 수 없는 것들"이라며 "혼돈에 빠진 정국 수습을 위해 '제3자 특검법'을 여야 모두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