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술주 폭락… 서학 개미, 엔비디아 순매도로 돌아섰다
보관 금액도 1위서 한 단계 하락 … MS 등 실적 발표에 주목
2024-07-28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최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폭락하자 서학 개미들이 순매수해오던 엔비디아를 순매도하고 있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25일까지 엔비디아를 4억8931만6048달러(약 6783억원) 순매도 결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한 주 동안에는 7950만7087달러(약 1102억원) 순매도 결제했다. 6월 엔비디아를 11억2388만159달러(약 1조5580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결제 순위 1위에 이름을 올린 것과 대비된다. 이에 따라 지난달 말 엔비디아가 130억9802만5158달러(약 18조1539억원)로 1위였던 보관금액도 이달 24일 기준으로는 2위(116억8375만1279달러)로 내려왔다. 지난달 2위였던 테슬라가 이달 378억3382만달러(약 52조4150억원)를 보관하며 1위를 내준 것이다. 이는 그간 엔비디아를 비롯해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어온 ‘매그니피센트 7’(M7)의 주가가 지난주 인공지능(AI) 투자에 대한 거품과 일부 기업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로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M7은 애플‧아마존‧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MS)‧메타 플랫폼스‧테슬라‧엔비디아 등 7대 기술주를 일컫는다. M7 중 먼저 테슬라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부진했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호실적에도 투자가 예상보다 늘어 수익성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내렸다. 엔비디아의 경우 아직 실적 발표 전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기술주 하락 여파에 주가가 지난 한 주 약 7.3% 내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인공지능(AI) 기술주 모멘텀을 이끌던 장밋빛 기대가 비용과 이익이라는 현실의 영역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며 “M7과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 지출 확대와 이익 기여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며 기술주의 전반적인 하락을 야기했다”고 짚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과 관련한 정치적 이슈로 취약해진 시장 변동성에 투자자들이 실적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추정치에 미달한 기업, 넘어선 기업 모두 하락하며 무차별한 시장의 움직임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이번 주에는 MS와 메타 플랫폼스, 애플 등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엔비디아는 다음달 28일이다. 이들 기업이 호실적을 내 기술주에 무겁게 내려앉았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반도체 종목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전반적인 조정 구간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 실적에서 긍정적인 코멘트가 변동성을 완화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