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란고원 12명 아동 사망에…UN "이스라엘·헤즈볼라, 안보리 결의 준수해야"
27일 헤즈볼라 소행 추정 로켓으로 12명 사망 이스라엘, 보복 공격 시사…국제사회 확전 우려
2025-07-29 이설아 기자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이스라엘이 점령 중인 레바논과 시리아 접격지대 골란고원의 마즈달샴스 지역에 레바논에서 발사된 로켓이 떨어져 다수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이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소행으로 보복을 천명했다. 이에 확전을 우려하며 도발 행위를 억제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안토니우 구테흐스 국제연합(UN)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민간인, 특히 어린이들이 중동 지역을 괴롭히고 있는 끔찍한 폭력의 짐을 지속해서 부담해선 안 된다"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양측이 최대한의 자제력을 발휘해 추가적인 갈등을 일으켜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쿠테흐스 총장은 "블루라인(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을 넘나드는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며 양측에 국제법 및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날 헤즈볼라를 향해 보복 공격을 벌인 것을 비판하는 것이다. 앞서 전날 골란고원의 마즈달샴스에 위치한 한 축구장에 로켓이 떨어지며 12명의 아동·청소년이 사망한 바 있다. 헤즈볼라는 자신들이 해당 공격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격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성명에서 "헤즈볼라가 모든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자위권을 행사해 학살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 안보 내각 회의는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국방부 장관에게 헤즈볼라 로켓 공격에 대한 대응 수위와 시기에 대한 결정권을 부여하기도 했다. 미국 역시 공격이 헤즈볼라에 의해 수행된 것이 맞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에이드리언 왓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헤즈볼라를 마땅히 규탄한다"며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우리의 지지는 헤즈볼라를 포함, 이란의 지원을 받는 모든 위협에 맞서 흔들림이 없다"고 밝혔다. 반면 헤즈볼라를 지지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인 전쟁범죄의 책임을 희석하기 위해 헤즈볼라를 모함한다고 주장했다. 나세르 칸아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시오니스트 정권(이스라엘)의 무지한 행동은 전쟁의 범위와 역내 불안을 키울 수 있다"며 "어리석은 모험에 대한 예기치 못한 결과에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란고원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당시 이스라엘이 시리아로부터 점령한 지역이다. 이스라엘은 1981년 법 제정을 통해 골란고원을 자국 영토로 병합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슬람교 시아파 분파인 드루즈파에 속하는 시리아계 주민과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거주 중으로, 다수의 주민들이 이스라엘 시민권을 획득하는 대신 영주권 만을 지니고 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헤즈볼라와도 레바논 국경지대인 블루라인에서 연일 충돌해왔다. AP통신은 현재까지 충돌로 민간인 90명을 포함해 레바논 측에서 450명 이상, 이스라엘에서 군인 최소 21명을 포함해 45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