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힘든데”… 이커머스 업계 ‘초긴장’
상장 의식 무리한 사세 확장이 사태 키워 내실 강화 및 소비자 신뢰 제고 앞장 전망
2025-07-29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티메프(티몬·위메프) 대금 미정산 문제가 여전히 풀리지 않으면서 이커머스 업계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 하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이커머스 시장 전체의 신뢰도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무리한 기업 인수와 판매대금 ‘돌려막기’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 대표는 과거 G마켓 성공신화를 쓴 인물이다. 오픈마켓 시스템 구축을 바탕으로 2005년 거래액 1조원 돌파, 2006년 나스닥 입성 등을 성과를 내며 G마켓을 성장 반열에 올려놓았다. 2009년 G마켓을 옥션 운영사인 이베이에 5500억원을 팔았다. 당시 G마켓을 이베이에 넘기면서 구 대표는 10년간 계약상 경업(영업상 경쟁) 금지 조약을 맺었다. 족쇄에서 풀려난 2019년 구 대표는 큐텐 및 큐익스프레스의 한국 법인을 설립했다. 2022년 9월 티몬을 인수했다. 인터파크커머스와 위메프를 지난해 3월, 4월 각각 품에 안았다. 올초에는 미국 이커머스 플랫폼 ‘위시’와 애경그룹의 AK플라자 온라인몰인 ‘AK몰’을 손에 넣었다. 다만, 내실 다지기 보다는 과도한 몸집 키우기에 더욱 집중한 나머지, 인수기업들의 실적은 고개를 떨꿨다. 이번 사태 확산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2022년 기준 티몬의 자본총계와 결손금은 각각 -6386억원이다, 1조2644억원으로 집계됐다. 결손금이란 영업 활동에서 생긴 누적 손실액이다. 위메프의 경우에도 지난해 자본총계는 -2398억원, 결손금은 7560억원이다. 위메프는 2019년 5287% 부채비율을 기록한 이래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쟁사의 몰락을 바라보는 이커머스 업계도 마냥 웃지만은 못하고 있다. 고물가 흐름과 달리 온라인 시장 규모는 늘어나고 있지만, 출혈 경쟁으로 수익성은 이미 악화됐고, 이번 티메프 사태가 업계 전반의 신뢰도가 낮추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비대면 거래는 통상적으로 신뢰도를 바탕으로 이뤄지는 만큼, 이번 사태의 파장은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이다.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지만, 고무적인 효과는 도출되지 않고 있다. 재무적투자자(FI) 주도의 강제매각 절차를 밟는 11번가는 2022년부터 매년 줄곧 1000억원 이상 적자를 초래했다. 롯데온은 매년 1000억원 안팎 손실을 내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누적 적자만 5000억원에 육박한다. 유통 공룡으로 성장한 쿠팡도 그간 매년 적자를 기록한 탓에 지난해 순운전자본이 -1조4942억원에 달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이커머스 시장 재편의 반등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신뢰할 만한 플랫폼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뜻이다. 앞으로 내실 강화에 집중하는 한편, 소비자·판매자 신뢰 제고를 위한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 위기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무적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우려되면서 보다 믿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소비자가 몰려드는 상황도 나올 것으로 본다”며 “이에 앞서 이커머스 업체의 자구적 및 제도적 노력이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이번 일을 계기로 소비자와 판매자가 더욱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각 플랫폼의 재무 건전성 제고에 앞장서야 이커머스 산업이 앞으로 전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