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플랫폼법 입법 재추진에 IT업계 '난색'
국회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안 발의 업계 "토종 플랫폼 기업 성장 원천 봉쇄할 것"
2025-07-29 박지성 기자
매일일보 = 박지성 기자 | 국회 중심으로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안을 발의하고 있는 가운데 IT업계에서는 산업 경쟁력 하락을 우려하면서 난색을 표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제22대 국회에서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안 발의가 본격화하면서 거대 플랫폼 기업의 독과점 남용 방지를 막기 위한 입법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핵심은 크게 지배적 사업자의 사전지정·규제와 갑을관계 규율 두 가지다. 지배적 사업자 사전지정 요건과 관련해서는 △평균 시가총액 30조원 이상 △직전 3개 사업연도 연평균 매출액 3조원 이상 △월평균 국내 온라인 이용자 수 1천만명 이상 △월평균 국내 온라인 이용 사업자 수 5만개 이상 등 기준이 논의되고 있다. 이로 인해 네이버·카카오 등이 규제 가시권에 들 전망이다. IT 업계에서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안 추진에 대해 "토종 플랫폼 기업들의 성장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플랫폼법 추진을 발표했으나 업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지난 2월 논의를 잠정 중단한 바 있다. 법안에는 거대 플랫폼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자사우대나 멀티호밍(경쟁사 이용) 제한, 끼워팔기, 최혜 대우 등 4대 반칙 행위를 제재하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가 우려하는 점은 '지배적 사업자 사전 지정'이란 조항이다. 미국 상공회의소는 지난 1월 플랫폼법 반대 성명을 통해 "외국 기업을 임의로 겨냥해 무역합의(한미 FTA)를 위반하는 것"이라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에 외교 마찰을 우려한 한국 정부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기업만 규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IT업계는 지배적 사업자 사전 지정이 최악의 경우 국내 토종기업만 역차별하는 독소조항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나 카카오가 자사 커머스 결제 수단으로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를 설정하는 것도 자사우대 행위로 규정돼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굿인터넷클럽'에서는 "사전 규제가 입법화될 경우, 플랫폼 규제로 벤처기업의 혁신 시도가 위축되고 벤처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을 외면할 것"이라며 "설익은 규제로 인해 토종 플랫폼이 고사하고 해외 공룡 플랫폼이 국내 시장을 지배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업계의 여론을 의식한 듯 관계 부처와 이해관계자들이 두루 참여하는 '플랫폼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상생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달 말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플랫폼법 추진 사항을 보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