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야당 주도 규제법안 잇단 발의…산업계 '긴장'

매일일보 = 최은서 기자  |  22대 국회 거대 야당 주도로 기업 관련 규제법안이 잇달아 발의되고 있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과 상법개정안, 플랫폼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 등이 대표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에서 반(反) 기업 법안이 잇달아 추진되면서 재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채택해 밀어붙이는 노란봉투법은 '발등의 불'이다. 경제계는 근로자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하고 파업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제한 등을 담은 노란봉투법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차례 성명서를 내고 국회의원 전원에 서한을 보내는 등 노란봉투법 입법 저지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경제6단체는 공동성명을 내고 "정략적인 판단으로 노사관계를 파탄내고 국가 경제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반발했다. 정부 역시 반대 입장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노란봉투법이 통과된 뒤 "특정 소수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감면하고 기득권을 강화하며 노동현장에서의 갈등과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경제계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정부는 밸류업(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와 주주'로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상법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반발, 한국경제인협회 등 8개 경제단체는 상법 개정 계획에 반대하는 공동건의서를 정부와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현행 법체계를 훼손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서 벗어나며 형법상 배임죄 처벌 등 사법 리스크가 막중해지고 자본 조달이나 경영판단 같은 일상적 경영활동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가 반발하는 플랫폼법 역시 야당 주도로 입법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 역시 플랫폼 특성상 독과점 고착으로 인한 승자 독식 현상을 우려하며 플랫폼 법제화를 통한 규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야당 법안은 지배적 사업자의 사전지정·규제와 갑을관계 규율 등이 핵심이다. 업계에서는 이중 규제, 토종 플랫폼만 타킷이 되는 등의 역차별 우려 등을 내놓는다. 최은진 국회입법조사처 경제산업조사실 입법조사관보는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지배적 플랫폼 사업자의 남용행위를 규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아니어서 규제 도입 필요성·시급성이 분명하지 않다"며 "해외 사업자의 연매출액 산정 문제, 생태계 전반의 성장 위축 가능성, 플랫폼 사업자의 활동 제약 우려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