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째 쌀가격 내림세…식품업계, 우리쌀 가공 식품 개발 한창

쌀 가공산업 시장 2028년까지 17조원대 성장 목표 식품‧외식 업체에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 참여 독려

2024-07-29     이선민 기자
신세계푸드는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정부와 기업이 국산 쌀 가격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쌀 소비 촉진을 위한 식품 개발에 착수했다.

29일 통계청의 2023년 양곡 소비량 조사를 살펴보면,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평균 56.4㎏으로 전년 대비 0.3kg(-0.6%) 감소했다. 이는 1962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기록이다. 농가(85.2kg)와 비농가(55.0kg) 각각 3.9%, 0.2%씩 줄어들어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농협은 올해 말까지 1000억원 규모 예산을 투입해 범국민 아침밥 먹기 운동과 함께 쌀 수출·판매 확대, 쌀 가공식품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지역농협이 보유 중인 쌀 재고 약 5만t을 소진하고 국민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60㎏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또한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쌀 이용 촉진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8조4000억원 규모의 쌀 가공산업 시장을 2028년까지 17조원대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정황근 전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해 식품회사들과 상생 협약을 체결하면서 가루쌀을 활용한 식품과 음료 개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기업은 1㎏에 3000~4000원대의 가루쌀을 정부 지원으로 1000원대에 구매해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섰다. 올해 농림부는 2024년 가루쌀 제품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할 식품업체와 외식업체 30개소를 선정했고, 속속 그 결과를 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우유와 비슷한 식물성 음료 유아왓유잇 식물성 라이스 베이스드를 출시했다. 국산 가루쌀, 현미유 등 100% 식물성 원료를 최적의 비율로 넣어 쌀 음료의 맛을 냈다. SPC삼립은 오는 9월 가루쌀을 활용한 와플·스틱빵 등 신제품 4개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해 마들렌·휘낭시에 등 케이크류 중심의 가루쌀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더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이다. 농심은 지난 달 국산 가루쌀을 함유한 건면으로 만든 별미볶음면 매콤찜닭맛을 선보였다. 일반 쌀 대비 부드러운 가루쌀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최적의 제면방식과 배합비율을 적용했다. 삼양식품도 쌀가루를 활용한 군만두와 치킨을 출시하고, 샘표는 발효에 가루쌀을 사용한 국산 쌀 고추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사조동아원, 삼양사 등은 가루쌀 부침·튀김가루를 개발 중이다. 정부와 기업의 이 같은 노력은 매년 쌀값 불안정 문제가 반복되면서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루쌀은 기존 밀가루보다 비싸고, 현지 농가에서도 아직 품종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식품업계에서는 안정적인 공급과 가격 변동에 대한 우려가 있다. 가루쌀은 일반 쌀과 달리 말 그대로 쉽게 가루로 만들 수 있는 쌀이다. 일반 쌀보다 활용도는 높고 밀과 달리 글루텐이 생성되지 않아 밀의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다. 재배 방식도 일반 쌀과 같아 쌀을 먹는 사람은 줄었으나 쌀농사는 여전히 많이 짓는 우리나라의 일반 쌀농가에 재배를 권하기 쉽다. 이에 농림부는 가루쌀 재배 면적을 2000㏊에서 2026년 4만210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생산량도 9만5000t에서 2026년까지 20만t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현재 가루쌀은 정부지원이 없다면 기업 부담이 크지만, 가루쌀이 규모의 경제에 진입하면 가격변동성이 심한 원재료인 밀가루를 대신할 수 있어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쌀 농가를 살리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앞으로 주어진 과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마케팅 포인트다. 요즘 소비자들은 이유가 있다면 비싼 제품이라도 구매한다. 단순히 건강보다 맛, 식감 등 새로운 소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