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비아파트 전월세 기피에··· 소형 아파트값 '들썩'

비아파트 기피 여전···아파트 전세 시장 활기 소형 아파트 전월세 상승→투자 유입 부채질

2025-07-29     권한일 기자
비아파트

매일일보 = 권한일 기자  |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시장 붕괴가 현실이 된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로 대거 이동하면서 초소형 아파트 매매·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동향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전용면적 40㎡ 이하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작년 8월 이후 10개월 연속 올라 104.5를 기록했다. 이는 조사대상 면적(전용 40㎡~135㎡)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 외 40㎡ 초과∼60㎡ 이하 소형 월세가격지수도 104.2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소형 아파트 월세가 오르는 것은 빌라 등 비(非)아파트에서 주로 발생한 전세사기 여파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된 아파트로 수요자들이 옮겨간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세 사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수도권 일대에서 비아파트 전세 거래는 급감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수도권 비아파트 소형면적(전용 40㎡이하) 전세 거래량은 6만3045건으로 작년보다 16.57%(1만4220건) 감소했다. 국토부 자료를 보면 올들어 지난 5월까지 전국 비아파트 누적 매매량은 약 6만2000건으로, 최근 5년 평균치보다 약 43%나 줄었다. 부동산원이 발표한 작년 빌라 매매 건수는 2022년(21만209건)보다 32%가량 급감한 14만3242가구였고, 올해까지도 감소세가 이어진 것이다. 이 같은 비아파트 기피 장기화와 소형 아파트 전월세 상승세는 매매 시장으로 옮겨붙고 있다. 꾸준한 세입자 수요와 월셋값 오름세를 확인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더해지면서 매수세가 커진 것이다. 일례로 지난달 서울 역삼동 '우정에쉐르3' 전용 39㎡는 종전 최고가 보다 1억원 가까이 불어난 6억4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달 들어선 강서구 등촌동 '가양역두산위브' 전용 31㎡가 이전 최고가 대비 6500만원 오른 5억2000만원에 체결됐다. 수도권에서도 지난 5월 광명시 '광명 푸르지오 센트베르' 전용 36㎡가 4억2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고, 구리시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39㎡는 5억2500만원으로 최고가를 썼다. 부동산 업계에선 대기 수요가 많고 전세사기 사고가 빈번했던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초소형 아파트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 사기 우려로 소형 평형 아파트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1~2인 가구가 많은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초소형 아파트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