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發 희비...여행주 ‘울고’ 경쟁주 ‘웃고’
쿠팡 물류·결제 협력사 동방·KCTC 등 강세 모두투어·노랑풍선 등 여행주 일제히 약세
2025-07-30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티몬·위메프(티메프) 판매대금 정산지연, 소비자 환불 불가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하는 가운데 연관된 회사의 주가가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여행 상품 정산 지연 등으로 여행주 투자심리는 얼어붙은 반면 네이버, 쿠팡 등 타 오픈마켓과 그 협력사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이슈가 여행사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동시에 네이버 등 타 오픈마켓들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날 오전 한때 전 거래일보다 0.06% 오른 17만5100원에 거래 중이다. 티메프 사태가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한 이달 초 대비 약 7.59% 뛰었다. 증권가는 네이버의 주가가 24만5000원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티몬·위메프 사태의 가장 큰 수혜주는 네이버로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며 “7조원이 넘는 큐텐그룹의 총거래액(GMV)은 경쟁 오픈마켓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다른 경쟁사인 쿠팡에 대한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티몬과 위메프가 파산할 경우 가장 큰 수혜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쿠팡이 본다”며 “티몬과 위메프의 대금 정산 문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 플랫폼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의 물류·결제 서비스를 맡은 협력사들도 덩달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쿠팡 물류 전담 운송사 동방은 이날 오전 한때 3585원에 거래되고 있는데 최근 일주일 새 36.81% 급등했다. 쿠팡의 물류 창고업 제휴사인 KCTC 역시 이날 오전 전 거래일 대비 18.20% 상승한 6560원에 거래됐다.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지난 26일 전거래일 대비 16.18% 오르면 장을 마쳤다. 반면, 여행주는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패키지 여행 수요가 부진한데다 티메프에서 결제된 상품의 정산이 지연되며 투심이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는 29일 전 거래일보다 1.54% 내린 5만1200원에 장을 끝냈다. 이달 들어 12% 넘게 하락했다. 모두투어와 노랑풍선도 각각 14.9%, 12.1%내렸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티몬·위메프 사태 등으로 손실이 발생해 성수기인 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9월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영배 큐텐 대표가 티몬·위메프 사태 해결을 위해 사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규텐은 티몬과 위메프의 모회사다. 구 대표는 29일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에 대한 경영상 책임을 통감하며 그룹 차원에서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동원하고, 제 개인 재산도 활용해서 티몬과 위메프 양사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구 대표가 2010년 큐텐 설립 후 14년 동안 사업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개인 재산을 투자해 현재 그에게 이번 사태를 진화할 만한 ‘총알’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티몬·위메프 내부에 현금화 가능한 자산도 미미한 상황에서 티몬·위메프가 기습적으로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구 태표의 진정성이 의심받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큐텐 측이 기업회생을 신청한 후 “구 대표가 사태 해결을 위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