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호실적에도 늘어나는 부실차주에 비상

5개 카드사 상반기 순익 1.19조원 부실차주 증가에 연체율 관리 비상

2025-07-30     최재원 기자
올해

매일일보 = 최재원 기자  |  올해 상반기 카드사들이 호실적을 올렸지만 업황이 개선되지 않은 상황에서 순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되며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카드)가 거둔 당기순이익은 1조1984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25.5%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보면 5개 카드사 모두 순이익이 일제히 상승했다. 이중 하나카드의 순이익이 60.7%(726억원→1166억원) 상승하며 5개 카드사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뒤이어 KB국민카드가 1929억원에서 2557억원으로 3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는 3628억원으로 24.8%, 신한카드는 3793억원으로 19.7%, 우리카드는 840억원으로 2.4%로 전년 대비 각각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카드사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 상품을 보수적으로 판매하며 비용 효율화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카드론의 취급액이 대폭 늘어난 것이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카드론은 은행이 아닌 카드사에서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무담보 대출이다. 일반 신용대출과 달리 은행 방문, 담보 및 보증, 서류제출 등 절차가 없고, 별다른 심사 과정을 거치지 않아 ‘급전 대출’로 불린다. 주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이 급전 창구로 많이 이용하는데, 대출 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대신 이자가 높은 편에 속한다. 여신금융협회에 의하면 5개 카드사의 6월 말 기준 카드론 취급액은 27조1718억원으로, 전년동기 26조397억원보다 4.16%(1조1322억원) 증가한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카드론 잔액 증가로 수익이 개선된 것에 우려하고 있다. 카드론의 급증세가 부실차주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5개 카드사 연체율은 하나카드가 1.83%로 가장 높았으며, 우리카드는 1.73%, 신한카드 1.44%, KB국민카드 1.29%, 삼성카드 0.99%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카드사들의 연체율이 개선됐지만 높은 수준의 조달 금리와 카드론 취급액이 유지되고 있어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도 흘러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