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1천원 립스틱 국내에선 2만원···한국소비자만 봉?

국세청, 10개 공산품 수입-국내 판매 가격 비교표 발표
1만원 미국산 와인 11만원, 47만원 유모차는 133만원

2015-04-09     김형석 기자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수입산 A 립스틱의 국내 평균가격은 2만1150원이지만 평균 수입가격은 1423원에 불과하다. 수입 금액이 1만원이 안되는 미국산 B 와인도 국내에서 구입하려면 11만원을 내야한다.유모차 등 국내에서 독점적 유통구조를 가진 품목도 수입가격에 비해 국내 판매가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관세청은 8일 처음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간의 수입통관 자료를 기초로  10개 주요품목의 수입가격과 국내 판매 가격 비교표를 발표했다.관세청이 발표한 공산품은 생수, 전기면도기, 유모자, 진공청소기, 전기다리미, 승용차 타이어, 가공치즈, 립스틱, 등산화, 와인(칠레, 프랑스, 미국산) 등이다. 이들 10개 주요 공산품의 국내판매가는 수입금액보다 평균 2.7~9.2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관세청은 이들 품목의 평균 수입가는 운임, 보험료, 관세,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해 국내 백화점이나 브랜드별 공식판매점, 온라인 공식쇼핑몰의 평균 판매액(정가 기준)과 비교를 했다. 품목별로 수입가격 기준으로 2~4분위로 구분해 평균치를 조사했다.유모차의 경우 대당 2만7037~67만9140원에 수입되지만 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수입가격의 약 3.6배에서 형성됐다.예를 들어 평균 수입가 13만1628원인 C 유모차의 국내 평균 판매가는 56만9500원으로 4.3배에 달했다. 47만2천240원에 수입하는 제품의 경우 133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다.국세청은 유모차의 경우 브랜드별로 독점적 수입 업체를 통해 반입돼 특정 공급업체를 통해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유통구조가 국내 판매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분석했다.단계별 유통 마진은 수입업체 30%, 공급업체 15~20%, 유통업체(백화점) 30~35% 정도이며 여기에 물류(5~7%), A/S(10%), 판촉지원(10%) 비용이 추가되는 것으로 관세청은 분석했다.비교적 저렴한 수입 공산품의 경우 국내 판매가격 뻥튀기가 더컸다.수입 립스틱의 국내 판매 가격은 수입가의 9.2배로 조사됐다. 평균 수입가가 1423원인 립스틱의 국내 평균 판매가는 2만1150원으로 무려 15배에 달했다. 평균 3144원에 수입된 3립스틱도 11.1배인 3만5000원에 국내에서 판매됐다.등산화도 국내에서는 수입가의 4.4배에 판매됐다. 2만2560에 수입된 등산화는 7.5배인 16만9000원에, 5만7055원에 수입된 등산화는 4.2배인 23만9000원에 각각 판매됐다.와인의 경우 원산지별로는 칠레산이 5.1배로 가장 높았다. 이어 미국산 5.0배, 프랑스산 4.37배로 조사됐다. 4000원에 수입되는 칠레산 와인은 6배인 2만5000원에 판매됐다.관세청 관계자는 “국내 판매 가격이 시장 경쟁이 아닌 마케팅 전략 등에 의해 책정돼 한국 소비자들이 외국에 비해 동일 제품을 더 비싸게 구입하는 시장 구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