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홍수와 가뭄 대응 위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 발표

한강권역 4곳·낙동강권역 6곳 등

2025-07-30     김승현 기자
지난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환경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극한 홍수나 가뭄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후대응댐’ 후보지 14곳을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환경부는 기후위기가 현실화한 가운데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고 미래 물 수요를 맞추기 위한 새로운 물그릇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4년 만에 신규 댐이 추진되는 사이 기후변화는 빠르게 우리나라를 덮쳤다. 환경부에 따르면 경기 파주(873mm)와 충남 부여(809mm) 및 전북 익산(704mm)에는 7월 한 달간 강수량이 연 강수량 절반을 넘어섰다. 익산의 경우 500년 만의 폭우로 피해가 더 컸다. 지난 2022년 서울 동작구에는 시간당 141mm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강도다. 이달 전북 군산에는 시간당 146mm의 집중호우가 내려 불과 2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극한호우로 인한 최근 3년 피해액은 1조6000억원을 넘겼고 인명 피해도 85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남부지방에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긴(227일) 가뭄이 발생했다. 생활용수가 부족해 국가산업단지 내 공장 가동이 중단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기후대응댐 후보지(안)는 총 14곳이다. 다목적댐 3곳과 홍수조절댐 7곳 및 용수전용댐 4곳이다. 권역별로는 한강권역 4곳과 낙동강권역 6곳, 금강권역 1곳, 영산강과 섬진강 권역 3곳이다. 한강권역에는 강원 양수군 수입천 다목적댐 등 4곳, 낙동강권역은 경북 예천군 용두천 홍수조절댐 등 6곳이다. 금강권역은 충남 청양군 지천 다목적댐 1곳, 영산강과 섬진강 권역에는 전남 화순군 동북천 용수전용댐 등 3곳이다. 기후대응댐이 지어질 시 댐별로 한 번에 80~220mm의 비를 수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2023년 경북 예천군에서는 홍수로 3명의 인명피해와 117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용두천댐이 건설되면 200년 빈도의 강우가 오더라도 댐 하류를 홍수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기후대응댐을 통해 새롭게 공급되는 물은 연간 2억5000만톤이다. 이는 220만명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극한 가뭄과 국가 전략산업 등 새로운 물 수요에도 활용할 수 있다. 지난 2023년 광주·전남 가뭄 시 이 댐이 있었다면 가뭄이 제일 높은 ‘심각’ 단계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환경부는 지역주민 친화적인 댐 건설을 위해 도로와 상·하수도 및 수변공원 등 댐 주변 지역 지원 예산을 대폭 상향할 예정이다. 지역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존 댐 우수사례를 벤치마킹해 지역주민 삶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이번 기후대응댐 후보지(안) 마련 시 댐 건설로 인해 상수원 규제가 추가되지 않거나 필요한 때에도 최소화되도록 했다. 수몰로 인한 이주 가구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가장 규모가 큰 수입천 다목적댐(강원 양구)은 수몰되는 민간 가옥이 전혀 없다. 상수원 보호구역 등 규제도 없도록 했다. 환경부는 오는 8월부터 지역 설명회와 공청회 등을 통해 주민이 궁금한 점과 우려되는 부분을 설명하고 소통할 계획이다. 협의가 마무리되면 기후대응댐 후보지(안)는 댐별로 기본구상과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댐의 위치나 규모 및 용도도 이때 확정된다. 이날 발표에서 김완섭 장관은 “댐 건설은 지금 시작해도 10년 정도가 소요된다”며 “최근 기후위기를 고려할 때 댐 건설을 더 늦출 여유는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댐이 지역주민 삶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도로나 상하수도 등 댐 주변 지역 지원 예산을 늘리겠다”며 “의견수렴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소통함으로써 지역과 함께하는 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