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깜짝실적’ 삼성전자, 하반기도 “메모리 믿는다”

2분기 영업이익 10.4조…DS만 6.4조 "하반기 HBM 매출, 상반기比 3.5배"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 13조원 돌파

2025-07-31     김명현 기자
삼성전자

매일일보 = 김명현 기자  |  삼성전자가 올 2분기 인공지능(AI) 반도체 훈풍을 타고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에도 메모리 수요 강세에 힘입어 큰 폭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62.3% 증가한 10조44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확정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74조68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4% 늘었다. 분기 매출은 2개 분기 연속 70조원대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는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이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전망치는 매출 73조7160억원, 영업이익 8조2288억원이었다. 2분기 호실적은 반도체(DS)부문이 6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DS 영업이익이 지난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6조567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극심했던 불황을 털고 AI발 반도체 훈풍에 올라탄 결과다. 실제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급증한 점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DDR5, 서버 SSD,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서버 응용 중심의 제품 판매 확대와 생성형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해 전 분기보다 실적이 대폭 호전됐다"고 설명했다. 시스템LSI(비메모리)도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이미지센서·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 제품 공급이 증가한 덕분이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부문도 5나노 이하 첨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약 두 배로 증가했다. 다만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부의 수익 개선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증권가는 두 사업부가 약 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MX)부문은 2분기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가 이어지며 매출이 신모델이 출시된 1분기에 비해 감소했다. TV와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VD·가전 부문은 4900억원의 흑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실적도 청신호를 띄웠다. 주력인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이날 기준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13조2552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 분기보다 27.0%, 전년 동기보다 444.7% 증가하는 수준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하반기 HBM 매출이 상반기 대비 3.5배를 상회하는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는 HBM 생산 능력 확충을 적극 추진, HBM3E(5세대) 판매 비중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HBM 내 HBM3E의 매출 비중은 올 3분기 10% 중반, 4분기 60% 수준으로 내다봤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엔비디아 퀄테스트(품질검증) 통과 여부에 대한 언급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다만 올 하반기에 HBM 공급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임을 시사했다. 김재준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이날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 고객사 평가를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고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HBM3E 12단도 이미 양산 램프업 준비를 마쳤고 복수의 고객사들 요청 일정에 맞춰 하반기 공급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파운드리 부문은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2세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공정을 웨어러블 제품을 시작으로 하반기 본격 양산을 언급, 기대감을 키웠다. 2나노 GAA는 3나노 공정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첫 양산을 개시할 계획이다. 아울러 MX 부문은 하반기 AI 수요 확대와 신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고성장이 관측된다. 삼성잔자는 파리 올림픽과 연계한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과 고객의 초기 관심을 이끌어 낸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