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쇼크’에 발 빼는 서학개미
테슬라 보유액 136억달러...8.7%↓ 엔비디아·애플·MS 등도 투심 위축
2025-07-31 이재형 기자
매일일보 = 이재형 기자 | 최근 미국 빅테크 기업 실적에 대한 시장의 회의가 커지면서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보유 물량을 대거 정리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주로 자금이 몰리는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딩’도 빅테크 주가의 하방 압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매집한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136억1395만달러(한화 약 18조7926억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5일(147억9167만달러) 미국발 빅테크 실적 충격이 시장을 강타한 이후 8.7% 감소한 금액이다. 이 기간 엔비디아(14.0%), 애플(7.2%), 마이크로소프트(9.7%),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11.7%) 등도 국내 투자자 주식 보관금액이 각각 줄었다. 미국 증시 호황을 이끌어온 이들 ‘매그니피센트 7’(M7)이 그간 인공지능(AI) 투자를 크게 늘려왔지만 수익 회수 시점이 불확실하다는 미국 증권가의 의견이 최근 쏟아졌다. ‘밑 빠진 독에 물 붓는다’는 비야냥도 일각에서 나온다. 투자 과열로 형성된 거품이라는 증권가 해석과 일부 빅테크의 실적 부진이 맞물려 국내 투자자들의 투심이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M7은 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플랫폼스, 테슬라, 엔비디아 등 7대 기술주를 일컫는다. 테슬라가 지난 23일(이하 현지시간)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부진했고, 알파벳은 호실적에도 투자가 예상보다 늘어 수익성 우려가 불거지면서 주가가 내렸다. MS의 경우 현지시간 3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클라우드 부문 실적이 시장 기대에 미달하면서 시간외 주가가 6% 이상 급락했다. 엔비디아는 다음달 3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AI 기술주 모멘텀(동력)을 이끌던 장밋빛 기대가 비용과 이익이라는 현실의 영역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며 “M7과 빅테크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 지출 확대와 이익 기여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며 기술주의 전반적인 하락을 야기했다”고 짚었다. 게다가 미국 대선 관련 불확실성도 M7의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8월에는 트럼프 트레이드 관련 변동성 확대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AI 빅테크 등에 대한 차익 실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