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대표 승인도 없이 큐텐에 250억원 대여
자금 돌려막기 정황 나와…내부 직원 증언도
2025-07-31 이선민 기자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티몬과 위메프의 모기업인 큐텐이 내부 절차 없이 두 플랫폼의 자금을 쓴 정황이 포착됐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지난 4월 11일 위시 인수자금 명목으로 티몬에서 200억원을 만기 1년, 금리 4.6%의 조건으로 대여했다. 큐텐이 2월 1억7300만달러(약2300억원)에 위시를 인수한 후 위시 인수대금 납부 기한이 다가오자 티몬에서 자금을 빌렸다. 이 과정에서 적절한 내부 승인 절차 없이 자금이 오간 것이 문제가 됐다. 대여금 집행 문건의 기안일은 4월 11일로 표기됐으나 류광진 티몬 대표의 최종승인이 난 것은 15일이었다. 회사 대표의 승인 없이 자금이 빠져나간 후 사후 결제가 이뤄진 셈이다. 그보다 앞선 1월에도 큐텐은 티몬에서 50억원을 빌렸고, 마찬가지로 류 대표의 승인은 19일여가 지난 후 사후 결제됐다. 두 차례 모두 결제 라인은 기안자와 2차 승인자(재무팀장), 3차 승인자(재무본부장), 류 대표까지 4단계를 거쳐야하지만 류 대표를 제외한 큐텐 테크놀로지 소속의 3인이 자금을 집행한 것이다. 큐텐 테크놀로지는 큐텐의 기술부문 자회사로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하고 두 조직의 재무와 기술개발을 담당해왔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회사가 큐텐 한국의 컨트롤타워였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자회사 대표의 승인 없이 자금이 결제된 정황이 나오자 해당 자금 중 판매자들에게 정산해 줘야할 결제 대금이 섞여있을 것이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큐텐 그룹에서 일했다는 한 직원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과거부터 정산을 미루면서 계열사 간 자금을 끌어 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에 참석한 구영배 대표는 “(위시를 인수할 때 들어간)400억원을 사용하고 한 달 후 바로 갚았다”며 “그것이 판매자 정산대금 지연으로 작동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상 큐텐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줘야 할 대금을 돌려썼다고 인정한 것이다. 류광진 대표 또한 같은 날 “티몬은 재무 조직이 없다. MD와 마케팅만 있는 사업조직이다. 큐텐테크놀로지란 회사가 국내 티몬의 재무를 관리했다”며 본인은 티몬의 재무상황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