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탈북민 비하' 여진 계속···與, 제명안 곧 발의
탈북민 의원에 '전체주의 국가 출신' 비난 국민의힘, 전체 의원 명의 제명안 준비 중
2025-07-3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탈북민 비하' 발언 여파가 커지고 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9일 탈북민 출신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전체주의 국가 출신'이라고 비난했다가 논란이 되자 사과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조만간 최 위원장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조지연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31일 <매일일보>와의 통화에서 제명 촉구 결의안 추진 여부에 대해 "현재 준비를 하고 있는 단계"라며 "(제출까지)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제명안은) 전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결의를 한 상황"이라며 "제출하게 되면 전체 의원 명의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추경호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최 위원장의 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의원들의 추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위원장의 '문제 발언'은 29일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나왔다. 박충권 의원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진숙 당시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거세게 몰아세우는 야당 과방위원들의 태도를 '인신공격, 명예훼손, 집단공격, 인민재판'이라고 비판했는데, 최 위원장은 "(박 의원이) 전체주의 국가에서 생활하시다 보니 민주주의적 원칙이 안 보이는가"라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의 탈북 이력을 '전체주의 국가 생활'에 빗댄 것인데, 직후 논란이 일었다. 국민의힘 인사들은 최 위원장을 향한 집중포화에 나섰다. 한동훈 대표는 "목숨을 걸고 탈북한 동료시민에게 쓸 수 있는 말이 아니다"고 지적했고, 안철수 의원도 "차별과 조롱, 비하가 담긴 망언"이라고 꼬집었다. 김용태 의원은 필리버스터 발언에서 "목숨 걸고 탈북한 사람을 조롱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탈북민단체는 전날 성명을 내고 "최 위원장의 막말은 민주당이 목숨 걸고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탈북민에게 씻을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안긴 최 위원장은 즉각 그 자리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느낀 최 위원장은 당일 사과했고, 박 의원이 "진정이 안 되지만 사과했기 때문에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답하며 사태는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최 위원장의 발언에 '실질적 책임'을 묻기로 하면서 여진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여당의 요구가 실제 제명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제명을 위해선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소위원회와 전체회의 의결, 본회의 무기명 표결 등 수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압도적 다수인 상황에서 최 위원장의 제명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