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반부터 전기차 판매가 주춤하는 이른바 '캐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속 침체는 당분간 계속돼 전기차 캐즘 현상은 약 3~4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근본적 원인은 전기차 가성비가 내연기관차 대비 낮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높은 차량가 대비 구매보조금 하락, 충전인프라 부족, 충전전기료 인상 등 원인이 더해진다. 결정적으로는 전기차 화재 사고까지 크게 부각되어 전기차를 기피하고 공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얼마 전 중국 화웨이 전기차가 고속도로에서 전면부 충돌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고 탑승객 3명이 모두 사망하는 장면이 CCTV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공포감을 크게 심었다.
전기차는 대부분 5년 미만의 차종이 대부분이 이어서 향후 노후 전기차가 늘어나면 화재 발생확률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캐즘이 발생하는 기간을 전기차 화재 등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기간으로 활용하면 좋을 듯하다. 전기차 화재 등을 효과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한 시기이다.
환경부에서는 관련 협의회를 결성해 지난해 후반부터 전기차 화재를 감소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이중 집중적으로 지하충전소에서 전기차 화재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방법으로서 전기차 충전비율을 현재의 100% 가 아닌 90% 이하로 강제적으로 낮추는 방법이 도출됐다.
문제는 아직 있다. 지하충전소는 대부분 아파트에 위치하고 있어서 완속 충전기가 주로 보급되어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완속충전기는 급속충전기와 달리 충전기와 전기차간의 충전정보 통신이 되지 않아서 강제적으로 충전비율(SoC)을 제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즉 완속 충전기에 PLC모뎀 등 통신장치와 과충전방지 기능을 부가해야 강제적으로 충전비율을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환경부에서는 완속충전기에 PLC모뎀 등 첨단장치를 탑재할 경우 약 40만원의 보조금을 추가 지급하는 정책을 발표해 기대감을 키워 왔다. 다만 제대로 된 과충전방지 기능 없이 환경부 보조금 정책에만 맞춘 충전기를 설치하려는 움직임이 다수 등장하는 상황이다.
환경부가 진행하는 완속충전기의 첨단장치 장착 시의 보조금 지원은 좋은 정책이지만 세부적인 지침은 매우 약해 국민의 혈세만 낭비될 우려가 크다. 최소한 실제 차량을 이용한 과충전방지 기능 시험성적서를 공식적으로 제출하는 방법만이라도 당장 갖춰 실질적으로 화재를 예방해야 할 것이다.
지하충전소라는 폐쇄공간의 전기차 화재 예방은 다른 어떠한 사안보다 우선적으로 집중하고 진행해야 하는 사안이라 하겠다. 혹시 이 상황에서 지하주차장에 대형 전기차 화재라도 발생하면 담당부서인 환경부는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현행의 완속충전기 보조금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 없이 국고만 낭비되는 사례가 된다면 그 후폭풍은 더욱 거셀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현재 다양한 대형사고가 계속 발생해 국민적 스트레스가 정도를 넘고 있다. 국민적 공포감도 늘고 있는 상황에서의 전기차 화재는 집중 보급을 진행하고 있는 현 정책에서 심각하고 단번에 정책을 뒤집을 수 있는 부정적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당장 완속충전기 보조금 지급 기준에서 과충전방지 기능 시험성적서 제출을 기본으로 진행해야 한다. 잘못하면 보조금만 낭비하고 실질적인 전기차 화재 예방은 의미가 없을 가능성도 커진다. 환경부의 결단이 중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