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즘 직격탄 K-배터리, 하반기 ESS 사업 키운다
배터리 3사 2분기 실적 발표 완료…캐즘 직격탄 영업손실 못피해 하반기 포트폴리오 다변화 일환 수요 커진 ESS 시장 노려 매출 확대
2025-08-01 이미현 기자
매일일보 = 이미현 기자 |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올해 2분기에도 우울한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올 하반기에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일환으로 ESS(에너지저장장치) 사업에 집중하며 보릿고개 넘는다는 전략이다. 다행히 올해 하반기 북미와 유럽의 신차 출시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가운데 전력망 ESS 판매 확대에 따라 ESS 사업의 매출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 하반기 글로벌 ESS 시장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ESS전지사업부문에서 수주를 따냈다. 이 회사는 지난 5월 한화큐셀과 4.8GWh 규모의 북미 전력망용 ESS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단순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이 아닌 ESS SI 전문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의 SI(시스템통합)도 함께 제공한다. 이번 수주 규모는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이 그동안 진행했던 전 세계 전력망 ESS 프로젝트 사상 단일 기준 최대 규모다. 이 회사의 올해 2분기 영업손실은 2525억원이다. 매출은 6조16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하지만 올 2분기 ESS전지 부문 성적은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대응을 본격화해 2배 이상의 출하성장을 기반으로 매출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캐즘 여파로 최근 ESS 전용 배터리 생산공장인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 착공을 두 달만에 중단했지만, 기존 EV 생산라인을 ESS 전환해 각 생산거점별로 생산설비 가동률을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창실 부사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ESS가 상당히 방점을 두고 역점적으로 수주 및 여러 가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의 매출 확대 기회는 상당히 커질 것으로 보고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보면 전사 매출은 하반기에는 점진적으로는 3분기, 4분기로 가면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SDI는 ESS사업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 회사는 올해 2분기 ESS 수요에 힘입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을 제외하고 흑자를 냈다. 배터리 3사 중 유일하다. SDI 관계자는 “ESS 전지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했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올해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하락한 1조 3905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8% 감소한 17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는 최근 미국 최대 전력 기업인 넥스트에라에너지로부터 1조원대 ESS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아울러 이를 기반으로 주요 고객사들과 장기 공급 물량을 추가 협의 중에 있다. ESS 배터리 부문이 하반기에도 전력용과 고출력 무정전전원장치(UPS)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며 매출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회사 측은 예상했다. 업계는 중국이 장악한 글로벌 ESS 시장에서 국내 기업이 대규모 수주를 따낸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기준 상위권은 CATL, BYD, EVE 등 중국기업이 차지하고 있는 반면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은 합산 점유율로 따져도 9% 수준이기 때문이다. 삼성SDI 측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사업 기회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ESS 판매 수주는 내년과 내후년 물량까지 상당 부분 확보된 상황이고 데이터센터향 대규모 프로젝트 역량을 갖춘 대형 전력 회사들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SK온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집중해 오고 있다. 향후 ESS 전용 라인 확보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온은 올해 2분기 460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온 측은 하반기 고객사 신차 라인업 증가로 전방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