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를 먹어도 제대로” 스타 셰프 모시는 편의점
2030 실용적 소비 늘려…저렴하지만 품질도 좋게 간편식 선두 편의점, 브랜드 이미지 끌어올려
매일일보 = 이선민 기자 | 편의점 업계가 간편식 인기에 힘입어 품질 향상을 위한 스타 셰프와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파인다이닝과 오마카세 시장은 축소되고, 가성비 중심의 시장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간편식 업계는 가격은 합리적이면서도 품질을 유지하는 '가심비' 제품 개발이 중요해졌다.
은행·카드·유통 거래 데이터를 모두 보유한 농협은행에 따르면 2030세대는 올 상반기 사치성 소비를 줄이는 대신 실용적 소비를 늘렸다. 이들의 외식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감소했다.
오마카세와 같은 고급 레스토랑 검색량도 현격히 줄었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검색어 트렌드에서 지난해 7월 하루 최대 64에 도달했던 오마카세 검색량은 꾸준히 감소해 최근 한 달 동안에는 하루 최대 검색량이 29에 불과할 정도로 관심사에서 멀어졌다. 해당 데이터는 최대 검색량 100을 기준으로 검색량 변화를 나타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발간한 경제 동향 7월호에 따르면 지난 5월 숙박·음식점업을 중심으로 둔화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서비스업 생산에서 소비와 밀접한 숙박·음식점업(-0.9%)은 지난해 동월 대비 4개월째 감소세를 기록했다. 소매판매에서도 음식료품(-3.6%)을 중심으로 감소 폭이 커졌다.
외식소비가 침체하는 대신 간편식 시장의 품질 경쟁이 심화됐다. 간편식의 최선두에 서있는 편의점 업계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스타 셰프와 손을 잡았다.
특히 편의점은 도시락의 퀄리티와 모델이 그 편의점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할 정도로 큰 영향을 끼친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CU는 박이추 커피 명장, 여경옥 중식 셰프 등 각 분야 전문가와 협업한 신상품 출시했다. CU는 박이추 명장과 get 커피 원두, 블렌딩, 로스팅 등을 연구해 커피 시장을 확대한다.
여경옥 셰프와는 장장 3개월 간 수시로 논의한 끝에 누구나 맛있게 즐기는 마라맛을 짜장면, 짬뽕, 짬뽕밥 등 소비자가 자주 찾는 중화요리에 접목해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컵라면, 컵밥 형태로 만들었다. 앞서 CU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2015년부터 도시락, 김밥, 맥주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해까지 백 대표와 협업한 상품은 500여종이 넘는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는 이연복 셰프와 간편식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 셰프와 GS리테일 관계자들은 그동안 편의점에서 이렇다 할 중식 상품이 없었던 만큼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제대로 된 중식 간편식을 개발하자는 데 뜻을 함께 했다.
GS25의 경우 누적 판매량 3000만개를 넘긴 김혜자 도시락이 간편식 성장을 견인하면서 올해 5월까지 간편식 매출은 전년 대비 30.1% 증가했다. 이연복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간편식 라인업을 확대하고 명성을 이어가는 것이 목표다.
세븐일레븐은 일식 전문가 정호영 셰프와 여름 미식을 선보였다. 네이버 데이터랩의 키워드 검색량에서 냉우동 검색량이 무려 76%나 상승하고 일본 여행 인기 메뉴인 장어덮밥 키워드 검색량도 15% 이상 많아진 것을 바탕으로 카덴양념장어구이덮밥과 카덴냉우동 2종을 출시했다.
또 연남동 푸하하크림빵의 임훈 셰프와 손을 잡고 디저트 메뉴까지 선보였다. 세븐셀렉트 푸하하크림빵 2종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150만 개를 돌파했다.
업계 관계자는 “유명 셰프와의 협업은 일시적인 화제를 모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 경험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도 한다”며 “좋은 제품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까지 높일 수 있어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수준 높은 간편식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