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법 여야 합의 단초 마련…8월 내 상임위 통과 목표
野 '경매차익 지급안'에 전향적 입장…與도 '주거선택권' 확대 제시
매일일보 = 이설아 기자 | 여야가 '선구제 후구상' 문제를 놓고 마찰을 빚어온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에 대한 합의 단초를 마련했다. 야당이 정부·여당의 '경매차익 지급안'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이고, 정부도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주거선택권'을 확대하는 등의 대안을 제시했다. 여야는 8월 내 특별법 개정안의 상임위 통과를 목표로 한다는 입장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일 국회에서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8건을 상정해 논의했다. 지난 18일에 이어 약 2주 만의 논의다.
국토소위 위원장인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야당 의원들이 경매 차익을 통해 전세보증금을 최대한 보전하는 방식(정부·여당안)에 전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논의된 정부·여당의 '경매차익 지급안'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경매를 통해 피해 주택을 낙찰받아 발생한 차익을 통해 피해자를 지원하는 방안이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경매 차익을 공공임대 보증금으로 전환해 월세를 차감하고, 부족할 시 10년 간 재정을 보조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정부가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자를 우선 구제한 이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하도록 하는 '선구제 후구상' 방안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정부·여당은 재정적 문제를 이유로 이를 반대했다. 특히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해당 내용을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민주당이 단독 입법하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이를 폐기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권 의원은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우려해 왔는데 정부가 피해자가 원하면 민간주택을 전세로 임대해 살 수 있는 방안을 새롭게 만들어 왔다"며 "경매를 통해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인근 공공임대주택에서 살도록 하는 방안이 기존에 있었는데, 정부가 새롭게 대안을 만들어오면서 (야당에서) 우려하던 사각지대가 대부분 해소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유감스럽게 (국회 본회의 일정으로) 시간이 모자라서 논의가 부족했다"며 "큰 틀에서 논의를 이어가면 여야가 어느 정도 합의를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여야 모두 인내를 갖고 합의 처리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생각에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