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똑같은 건 식상해”…패션업계, 신명품 찾기 골몰
개성·희소성 중시 MZ세대 사이 ‘신명품’ 각광 내수침체 장기화 돌파 일환 포트폴리오 확장
2025-08-04 민경식 기자
매일일보 = 민경식 기자 | 패션업계가 일명 ‘신(新)명품’으로 불리는 컨템포러리 브랜드 발굴에 역점을 두고 있다. 신명품은 디올, 샤넬 등 전통 명품 브랜드 대비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신선한 디자인의 수입 디자이너 브랜드를 의미한다. MZ세대 고객을 사이에서 신명품 시장이 각광 받으면서 패션 기업들의 수익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천편일률적 디자인의 기성품 대신 개성 및 희소가치가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MZ세대를 잡기 위해 신명품을 지속 앞세울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패션업체가 신명품 브랜드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동분서주한 모습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자크뮈스, 메종키츠네, 구호, 아미 등 신명품 브랜드를 확보했다. 이 가운데, 프랑스 브랜드 자크미스는 지난 3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소재 현대백화점 본점 3층에 61.83㎡(약 19평) 규모로 국내 4번째 단독 매장을 열었다. 삼성물산에 패션부문에 따르면, 대세 신명품 브랜드로 떠오른 자크뮈스는 신상품을 쏟아내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례로 ‘르 밥 아티쇼’ 버킷햇은 올 들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판매됐다. 이같은 인기를 토대로 자크뮈스는 올 상반기 누적 매출 기준으로 전년 대비 80% 이상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LF는 수입 패션 브랜드 라인업을 확충하며 신명품 수요에 대응하는 모습이다. 2008년 ‘이자벨마랑’을 기점으로 ‘레오나드’, ‘빈스’ 등 수입 브랜드를 모았다. 특히, 프랑스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의 경우 청담 플래그십 스토어를 12년만에 리뉴얼을 마쳤다. 이외에도 ‘오피신 제네랄’, ‘바쉬’, ‘빠투’, ‘포르테포르테’ 등 MZ세대를 겨냥한 뉴 럭셔리 디자이너 브랜드도 수입·판매하고 있다. 빠투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배우 이민정 등이 제품을 사용한 게 알려지면서 인기가 늘고 있다. LF는 서울 압구정 소재 프리미엄 컨템포러리 편집숍인 ‘라움웨스트’를 새단장하는 신명품 고객과의 소통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라움 웨스트’는 국내에 보급되지 않은 해외 수입 브랜드를 선제적으로 유치하고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국내 20대 영리치 고객과 3040대 신명품 고객을 사로잡겠다는 심산이다. 한편, 백화점·아울렛도 신명품 공간을 확대하는 추세다. 전통 명품을 비롯해 다양한 브랜드를 확보해 까다로운 소비자 니즈를 충족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은 지난 3월 해외 컨템포러리 전문관을 2층에 새로 구축하고 엔폴드, 메종키츠네, 아페쎄 등을 입점시켰다. 이번 해외 컨템포러리 전문관은 기존 대비 10% 가량 영업면적을 넓어졌다. 내부 인테리어도 럭셔리 부티크 스타일로 꾸며 쇼핑 편의를 개선했다. 롯데아울렛은 지난 6월부터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의왕점에 ‘메종키츠네 아카이브’를 국내 최초로 선이고 있다. 앞서 의왕점은 △프랑스 컨템포러리 브랜드 ‘아페쎄’ 복합 매장 ‘아뜰리에 드 아페쎄’ △편집숍 ‘플랫폼 플레이스’ △프랑스 여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쉐르(Soeur)’ 등 신명품 카테고리를 확장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 장기화로 내수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고 의식주 가운데 의류 소비가 줄고 있는 상황”이라며 “MZ세대를 비롯해 소비자 취향이 파편화되고 까다로워진 만큼, 신명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내세워 고객 유입을 촉진하고 실적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