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정점식, 정책위의장직 사임···한동훈 지도체제 완성 '속도'
1일 기자회견···"당 분열 막기 위해 사퇴" 신임 정책위의장 친한계 임명 시 지도부 과반 확보
2025-08-01 이태훈 기자
매일일보 = 이태훈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체제 출범 이후에도 사퇴하지 않아 거취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1일 사의를 표했다. 지난달 23일 한 대표가 선출된 지 9일 만이다. 정 의장이 물러나면서 한동훈 지도 체제 구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 시간부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직에서 사임하고자 한다"며 "앞으로 의원총회 추인을 받아 선출될 후임 의장께서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의원들을 잘 이끄셔서 2년 후에 있을 지선, 3년 후에 있을 대선에서 꼭 승리해 정권재창출 기틀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친윤석열(친윤)계인 정 의장은 새로운 대표가 취임하면 임명직 당직자가 일괄 사퇴하는 관례를 깨고 정책위의장 자리를 지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친한동훈(친한)계를 중심으로 정 의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압박이 이어졌고, 이날 한 대표도 "인선은 당 대표의 권한”이라며 “저는 우리 당이 변화해야 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신속히 보여달라는 전당대회에서의 당심과 민심을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상 정 의장 사퇴를 요구했다. 정 의장은 사퇴로 선회한 배경을 묻자 "마음을 갑자기 바꾼 건 아니고 사임에 관한 의견을 당대표에게 들은 게 어제 오후 2시 경이었다"며 "직후에 (서범수) 사무총장께 공개적으로 당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들은 사퇴하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이후에 고민하고 원내대표랑 상의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논란으로 벌어질 수 있는)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제가 사퇴하는 게 맞겠다고 생각하고 이 자리를 마련했다"며 "어느 누구로부터도 제 거취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결정 과정에서 대통령실과의 상의가 있었는지 묻자 "그런 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정 의장은 그러면서 고민이 다소 길어진 이유로 '당헌 문제'를 언급했다. 정 의장은 "사무총장은 당대표가 임면권을 가진 당직자들은 모두 일괄 사퇴하라고 얘기했는데 당헌상으로는 당대는 정책위의장에 대한 면직권을 갖고 있지 않다"며 "다만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랑 러닝메이트로서 함께 의총에서 선출되다가 여러 사정 감안해서 당대표가 원내대표랑 협의해 의총의 추인을 받아서 임명한다고 규정이 돼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장은 "그리고 (정책위의장) 임기를 1년으로 규정을 해놨다. 당헌상 임기가 규정된 보직은 당대표, 최고위원,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4보직이 유일하다"며 "그러니 기본적으로 정책위의장은 당대표가 임면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정 의장은 "의원들께서도 이렇게 당헌과 배치되는 주장에 따라 물러나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많이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도 "결국 우리 당원들과 의원들께서 원하는 것은 당의 화합과 2년 뒤 지방선거 승리, 대선승리가 아니겠냐는 측면을 고려해 오늘 원내대표와 많은 의견교환을 거쳐 사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편 정 의장이 사임하면서 한동훈 지도체제 완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책위의장 교체로 최고위 내 친윤계와 친한계 과반이 엇갈릴 수 있어 교체 여부를 두고 당내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상황이었다. 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는 당대표와 원내대표, 선출직 최고위원 5명과 지명직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안건을 다수결로 의결한다. 지금까지 최고위 내 친한계는 한 대표 본인에 장동혁 최고위원, 진종오 청년최고위원, 당대표가 임명하는 지명직 최고위원까지 총 4명이었다. 정 의장의 빈자리를 친한계 인사로 채울 시 친한계 과반 지도부가 꾸려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