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조용한 정부… "선제대응 필요"
질병청 관리체계 느슨해져 예방교육 홍보 필요 전문가 "최악의 경우 가을과 겨울 재유행"
2025-08-04 김승현 기자
매일일보 = 김승현 기자 | 정부의 코로나19 재확산 선제대응이 미비해 확진자가 늘자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한 예방교육 및 추가 접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 신규 입원환자 수는 지난 7월 마지막주 기준 465명으로 한 달 사이 5.1배 늘었다. 코로나19 재확산 기미는 6월부터 감지됐다. 올해 초 800명대로 정점을 찍고 줄어들던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6월 마지막주 63명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7월 초 신규 입원환자 수가 늘어도 아무런 움직임이 없던 질병청은 세 번째주 들어 그 수가 3배 가까이 늘자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미 해외에서는 올 초부터 코로나19가 번지면서 위험 시그널을 보내고 있었다. 미국의 경우 지난 7월 두 번째주 기준 양성률은 12.6%다. 이는 오미크론 변종 바이러스가 활기치던 지난 2023년과(13%) 비슷한 수치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3년 8월 14%를 넘기며 정점을 찍고 연말에는 13%대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 4% 미만을 유지했으나 6월 들어 급증한 것이다. 미국 내 확진자 수가 급증한 이유로는 KP.2와 KP.3 및 LB.1 등 ‘FLiRT’로 불리는 변이 바이러스가 꼽힌다. 미국 하수도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FLiRT는 지난 2023년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 변종으로 그 증상과 계통이 유사하다. 실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 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 중 변이 바이러스인 KP.3에 걸린 자는 32.9%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같은 변이 바이러스 일종인 KP.3.1.1(17.7%)과 KP.2.3(12.8%) 및 LB.1(10.5%)과 KP.2(7/6%) 순이다. 대한민국 내 바이러스 검출률은 6월 마지막주 7.4%에서 7월 24.6%로 17.2%P 상승했다. 미국에서 기승을 부린 KP.3 검출률은 지난 6월 12.1%에서 7월 39.8%로 3배 이상 늘었다. 전문가들은 지난 2019년 11월 최초 감염 보고 이래 5년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며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떨어진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20년 1월 8일 정부는 코로나19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으로 설정한 뒤 1월 20일 ‘주의’로 올렸다. 1월 27일에는 ‘경계’ 2월 23일에는 ‘심각’으로 격상했다. 3년 6개월이 흐른 지난 2023년 6월 1일 위기 경보 수준은 ‘심각’에서 ‘경계’로 격하됐다. 지난 5월 1일에는 ‘주의’를 건너뛴 채 ‘관심’ 단계로 조정한다. 현재는 코로나19를 ‘일반 호흡기 감염병’으로 분류해 전수감시에 나서지도 않는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방역 조치가 완화되자 다시금 감염병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며 “방역조치 완화 후 대면접촉이 증가하고 긴장감이 떨어져 호흡기 감염 발생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진단했다. 고령 환자나 면역저하자 및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코로나19는 여전히 위험한 질병이다. 실제 코로나19 발생 직후 전수감시 기간이던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0년 8월 사이 확진자 중 사망자 평균 연령은 79.8세다. 전체 사망자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93.9%에 달했다. 서울 내 대학병원 관계자는 “오랜 시간이 지나 간과하는 부분이 있는데 고위험군 환자들은 기침이나 발열 등 조금이라도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병원을 찾아 치료해야 한다”며 “지난 5월 1일부터 마스크 의무가 해제됐으나 최근 다시금 마스크를 착용하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재유행 시기 많은 이가 흩어지는 휴가까지 겹쳐큰 규모로 최악의 경우 가을과 겨울 더 번질 수 있다”며 “해외로 나가거나 피서객이 몰리는 여행지로 가는 이들은 가능한 마스크를 착용하고, 정부는 이들의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예방 교육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감기 환자가 많아졌는데 리노바이러스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게 코로나19 감염 환자”라며 “질병관리청 관리 체계가 느슨해진 탓에 한눈에 수치로 파악되지는 않으나, 우리도 재유행이 시작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시간이 흐르자 이를 독감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여전히 사망 위험이 큰 감염병”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마스크를 착용하고 백신을 접종하는 등 예방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