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적의 적은 동지, OTT로 하나된 미디어 업계

2025-08-04     김성지 기자
김성지

매일일보 = 김성지 기자  |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천하이던 미디어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대 강점이던 다양한 콘텐츠는 이제 한계에 이른 듯하다. 넷플릭스는 서비스 초기 ‘종이의집’, ‘오징어게임’, ‘지옥’ 등 전 세계에 모두 흥행하는 시리즈를 연일 론칭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대작들의 소식이 끊긴지 오래다. 이로 인해 콘텐츠 투자 비용을 늘릴 수밖에 없고 결국 요금 상승으로 이어지며,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림+인플레이션)’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

시청자는 한정돼 있다. 결국 OTT를 국내 미디어 업계는 파이싸움으로 귀결된다. 3고현상(고금리·고환율·고물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 OTT 구독료 상승은 고정지출을 늘리며 가계부담을 더하고 있다. 결국 시청자들은 여러 개를 구독 중인 OTT 중인 구독 개수를 줄이거나 OTT 외에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OTT로 인해 유로방송사업자들은 하나 되는 분위기다. 유료방송사업자는 IPTV(인터넷TV)와 케이블TV 등이 있다. 이들은 한때 주류였던 방송사업자를 밀어내고, 새로운 주류로 떠올랐던 이력이 있다. 특히 IPTV는 셋톱박스와 함께 등장해 기존 케이블TV와 경쟁을 펼쳤다. 치열하게 경쟁을 하던 두 사업자는 OTT 등장으로 손을 잡았다. IPTV도 2020년 하반기부터 가입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증가율은 점차 감소하며 2023년 하반기 0%대 성장에 이른 상태다. OTT와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쟁은 공정하지 않다. 케이블TV는 방송법, IPTV는 IPTV법의 규제를 받게 되지만, OTT에 적용되는 규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콘텐츠를 제작하다 보면 전개상 음주장면, 폭력적인 장면 등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은 각자의 법이 적용돼 해당 내용의 사용이 제한된다. 이러한 요소가 있어야만 재밌는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내용 전개를 극적으로 만들어주고, 창작의 다양성을 더하기도 한다. 넷플릭스 등장 시, 전 세계인이 열광했던 이유기도 하다. 최근 유료방송사업자의 상황은 나쁘지 않다. OTT업계는 콘텐츠 고갈 문제를 겪고 있으며, 국회에서는 OTT 관련법, OTT 망사용료 등 규제 관련 내용이 논의되고 있다. IPTV업계와 케이블TV업계에서는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구와 개발 관련 협업도 진행하며 힘을 모으고 있다. OTT라는 거대한 적에 대항하기 위해 각자의 장점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으며, 스마트TV나 AI 셋톱박스로 인해 OTT보다 뛰어난 장점도 추가하고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닌, 살아남은 자가 강자다’라는 말이 있듯, 이들은 과거 강력한 적들의 등장 속에서도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기자도 시청자의 입장으로서, 더욱 재밌고 발전된 미디어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