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노는 은행 금리…예금 떨어져도 대출은 시장 거슬러 상승

KB·신한, 이달 들어 예금 금리 약 0.2%p 하락 조정 은행들, 주담대 중심 대출 금리 인상 “예대마진 커져”

2025-08-04     서효문 기자

매일일보 = 서효문 기자  |  예금·대출 은행 금리가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금 금리는 하락하고 있는 반면에 대출 금리는 상승하는 중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는 5일부터 상당수 예금상품 금리를 일제히 최대 0.2%p 인하한다. ‘국민수퍼 정기예금’ 고정금리는 현재 계약기간(1개월∼3년)과 이자 지급방식(만기·월이자)에 따라 1.90∼2.90% 수준이다. 5일부터는 6개월 이상 계약 상품의 금리가 최대 0.2%p 떨어지면서 전체 금리 수준이 1.90∼2.70%로 조정된다. 단위기간 금리 연동형 상품 금리 역시 최대 0.15%p 낮아져 연동(회전) 단위기간별로 1.85∼2.40%인 금리 범위가 1.85∼2.25%로 바뀐다. 일반 정기예금의 금리는 계약기간(1개월∼3년)에 따라 0.15∼0.20%p 떨어지고, 회전형 장기정기예금의 금리도 2.55%에서 2.35%로 0.20%p 하향 조정된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부터 수신상품의 기본금리(가산금리 등 제외)를 최대 0.20%p 일제히 낮췄다. 정기예금(신한S드림정기예금·쏠편한정기예금 등)의 경우 상품별로 0.05∼0.20%p 내려 모든 상품의 금리가 2.95%로 같아졌다. 적립식예금(신한연금저축황적금·신한S드림적금 등)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각 0.10∼0.20%p, 0.05%p 떨어졌다. 신한ISA정기예금의 경우 오는 16일부터 3.00%에서 2.95%로 0.05%p 낮아진다. 예금 금리가 내리는 것과 달리 은행 대출 금리는 시장금리 흐름과 반대로 오히려 더 오르는 추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 2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030∼5.204% 수준이다. 약 열흘 전 지난달 19일(연 2.840∼5.294%)과 비교해 하단이 0.190%p 높아졌다. 이에 따라 6월 중순께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신한주택대출)의 5년 고정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아파트·주택구입) 하단이 2.980%를 기록하며 약 3년 만에 도래한 '2%대 금리 시대'도 한달 보름여 만에 막을 내렸다. 변동금리(신규코픽스 기준·연 4.030∼6.548%)의 하단도 0.070%p 올랐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45%에서 3.204%로 0.141%p 떨어지고, 변동금리의 지표인 코픽스(COFIX)가 3.520%로 유지된 사실을 고려하면 금리 상승은 매우 이례적 현상이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등에 최근 한 달간 은행들이 앞다퉈 가산금리 추가 등을 통해 대출 금리를 인위적으로 올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미국 경기 둔화 이슈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빅컷 얘기까지 나오는 만큼, 앞으로 미국 국고채 금리 등은 더 떨어지고 국내 은행채 등 시장금리도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은행들은 시장금리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낮추겠지만, 대출금리의 경우 가계대출 급증을 고려할 때 쉽게 낮추기 어렵기 때문에 결국 예대마진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